'필드 위 물리학자'에서 최근 '헐크'로 변신한 브라이슨 디섐보(27, 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6승을 올린 뒤 "뜻깊은 우승"이라고 밝혔다.
디섐보는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총상금 75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모든 아이언 클럽 길이를 37 1/2인치로 똑같이 만들어 사용했다. 그래서 '필드 위 물리학자'로 불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키 185cm에 90kg이었던 디섐보는 극단적으로 체중을 증량해 108kg까지 찌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투어가 중단되면서 생긴 3개월의 여분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몸집을 키워 장타를 치면 코스를 더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거라는 주장이 근거였다.
디섐보는 이번 대회 중 티 샷을 통해 타수를 줄인 지수(SG off-the-tee)에서 단연 1위에 올랐다. 특히 드라이버 샷 비거리(평균 350.6야드)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 기록은 2003년 샷링크 제도 도입 이후 타이거 우즈(미국)의 종전 기록을 뛰어넘는 최장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우즈가 2005년 디 오픈 우승 당시 기록한 341.5야드였다.
그뿐만 아니라 디섐보는 몸을 키운 뒤 올 시즌 PGA 투어 비거리 부문 1위(323야드)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34위(302.5야드)에 비해 약 20야드가 멀리 가고, 이번 대회로만 따지면 50야드는 티 샷을 더 보낸 셈이다.
디섐보는 우승 후 PGA를 통해 "몸도 바꾸고 경기 중 사고방식도 바꾸고 전혀 다른 스타일의 골프를 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좀 뜻깊은 우승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단독 3위를 기록한 케빈 키스너(미국)는 "그는 경기 방식 전체를 바꿨다"고 말했고, 우승 경쟁을 펼치다가 2위에 자리한 매슈 울프(미국)도 "디섐보가 멋진 플레이를 펼쳤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디섐보는 "오늘은 나만의 세계에 있었다"며 "많은 사람이 내 플레이를 보고 마음만 먹으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알아내는 데 큰 노력이 필요할 뿐이지, 계속 그것을 찾으려 노력한다면 매일 조금씩 나아질 것이고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