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IG 여자오픈을 제패하며 '메이저 퀸'에 오른 소피아 포포프(28, 독일)가 라임병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
포포프는 24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트룬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 합계 7언더파 27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포포프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2015년 루키 시즌에 의문의 병으로 복통에 시달리며 11kg가 빠졌다. 무슨 문제 때문인지도 모르다가 내가 라임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내는 데 3년, 총 20여 차례의 의사 방문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10가지 다른 증상이 나타나서 진단이 더 복잡했다고도 덧붙였다.
라임병은 미국 북동부 지역의 풍토병으로 곤충인 진드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보렐리아균이 신체에 침범해 여러 기관에 병을 일으키는 감염 질환이다. 감염 초기 증상이 발열, 두통, 피로감 등 일반적인 감기와 유사해 진단이 어렵다.
세계적인 팝 가수 저스틴 비버(캐나다)도 라임병 투병을 고백한 바 있다.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포포프는 라임병 재발을 막기 위해 아직도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포프는 "개인적으로 병에 대해 공부도 많이 하고 지금은 컨디션이 좋아진 상태에 이르러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LPGA 투어 시드를 잃은 포포프는 퀄리파잉 시리즈에서도 한 타 차로 떨어졌다. 시메트라 투어에서 활동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가 없을 땐 미니 투어인 캑터스 투어에서 세 번 우승했다.
3주 전 LPGA 투어가 재개해 열린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절친한 아네 판 담(네덜란드)의 캐디를 맡았고, 2주 전 코로나19로 상위 랭커들이 대거 빠져 시메트라 투어 자격으로 출전한 마라톤 클래식에서 공동 9위에 오르며 가까스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포포프는 "브리티시 여자오픈(AIG 여자오픈)은 내게 보너스였다. 대회 이틀 전에 도착해 '내 경기력이 정말 좋고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믿음으로 매 라운드를 치렀지만 이런 결과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 2006년부터 세계 랭킹 제도가 시작된 이래 세계 랭킹 300위 밖의 선수가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없었다. 포포프의 세계 랭킹은 304위였다.
포포프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꿈도 꿀 수 없던 일이라 18번홀에서 눈물이 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포포프는 3타 차로 앞서 우승을 거의 확정 지은 18번홀(파4)에서 30cm 보기 퍼트를 남겨 놓고 왈칵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포포프는 "달 위에 떠 있는 기분이다"라며 "어떤 말로도 내 기분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 믿을 수 없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R&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