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덮친 팬데믹 사태에도 살아남아 골프장을 휘젓고 다닌 건강한 녀석들을 골랐다. 취향 존중의 시대 아닌가. 골프다이제스트(GD)의 아주 사적인 선택을 존중해주길. 그렇다고 반박할 수는 없을걸?
◇ 드라이버
+핑골프 G425 MAX
‘국민 드라이버’에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지난해 잠시 G 시리즈 돌풍을 의심한 적이 있었다. G425는 더 강렬해진 디자인만큼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G400의 관용성과 G410 비거리의 합체다. 재고가 없어 올해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다.
+테일러메이드 SIM MAX
M 시리즈의 종식을 알린 SIM 드라이버는 처음 출시 당시 시각적인 충격을 안겼다. 투박한 디자인에 속아서다. 헤드의 공기역학 디자인은 이젠 거부감이 사라졌다. 까다로운 타이거 우즈가 왜 M5 드라이버 대신 SIM 드라이버로 갈아탔을까. 타이거 황제는 딱 맞는다는 느낌이 들어 스윙이 자유로워졌다고 전하였도다.
+캘러웨이 MAVRIK
에픽에 이어 나타난 매버릭은 정말 ‘개취(개인 취향)’ 저격이다. 출시 전 매버릭을 받아 보고 오렌지 컬러에 매료됐다(그때의 SIM에 사과한다). 설계자는 인공지능(AI). 페이스뿐 아니라 헤드 전체 디자이너라니까 믿어봄직하다. 공을 쉽게 띄울 수 있도록 기하학적으로 디자인한 리딩 에지도 마음에 든다.
◇ 페어웨이 우드 / 하이브리드
+타이틀리스트 TSi3 페어웨이 우드
이 녀석을 고를까 망설였다. 11월 출시작을 끼워 넣은 이유는 투어 시딩이다. TS 시리즈의 아쉬움을 날려버린 TSi에 대한 투어 선수들의 만족도는 엄청났다. 특히 KPGA투어 선수에게 TSi 페어웨이 우드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너무 멀리 나가서 아직 TS3를 쓰고 있다는 것. 처음 탑재한 TSi3의 슬라이드 웨이트 트랙도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특효약이다.
+테일러메이드 SIM MAX 레스큐
레스큐로 불리는 SIM MAX 하이브리드는 V-스틸 솔 디자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선택해야 했다. 지면과 잔디의 마찰을 줄여 러프나 트러블 상황에도 언제나 자신 있는 스윙이 가능하다.
+핑 G425 하이브리드
시각적으로 가장 남성미가 넘치는 헤드의 블랙 컬러가 믿음직스러운 안정감을 준다. 페이스 전체를 감싸는 페이스 랩 패스트 설계는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는 스핀을 돕는다. 역시 관용성이 좋을 수밖에.
◇ 아이언
+핑 G425
아이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비거리보다 정확성이다. 핑 아이언은 쉽고 편하게 정확한 샷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G425 아이언은 페이스 주변이 얇아져 미스 샷 컨트롤이 좋아졌다. 앗 하는 순간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이유.
+미즈노 JPX921 TOUR
JPX919 시리즈의 후속이라는 사적인 향수가 MX-70 시리즈를 밀어내고 여기 한자리를 꿰찼다. 미즈노 아이언은 손맛이다. 헤드의 조작성은 높아졌고 캐비티 패드의 두께감을 올려 타구감이 향상됐다. 로 핸디캐퍼에게 적합하도록 헤드 솔 너비를 달리한 것도 끌린다.
+PXG GEN3 0311
PXG를 선택할 때 임팩트 리액터 기술 같은 기능적인 설명이 무엇이 중요한가. 골프백 속에 있을 때 섹시하면 그만이지. 지갑이 두둑하고 허세 좀 부릴 줄 아는 골퍼라면 매장으로 스웨그 넘치게 걸어 들어가 그냥 사면 된다.
+테일러메이드 P770
남성미가 넘치는 새로워진 P770 아이언이다. 머슬백 형태의 중공 구조로 콤팩트한 헤드 디자인이 일품이다. P790 아이언의 비거리와 P760 아이언의 샷 컨트롤을 결합한 것이 설계 목적. 로 핸디캐퍼에게 추천할 수 있는 무기다.
◇ 웨지
+타이틀리스트 보키 디자인 SM8
웨지 명장 밥 보키의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투어 사용률이 가장 높고 누구나 갖고 싶은 웨지 아닌가. SM8 웨지는 기존 무게중심 높이는 유지하면서 전면으로 재배치해 일관성을 더 높였다. 다양한 로프트와 그라인드 조합을 통해 3개 이상의 웨지 구성을 추천한다. 세 가지 컬러의 피니시도 모두 소장각.
+클리브랜드 RTX ZIPCORE
웨지 페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그루브의 혁신을 불렀으니 합격. 기존보다 2개 늘어난 총 19개의 그루브는 더 날카로워져 잔디의 저항에 더 강해졌다. 이창우가 9월 현대해상최경주인비테이셔널에서 4차 연장 끝에 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샷 이글의 주인공도 RTX 짚코어 웨지였다.
+캘러웨이 죠스 MD5
선택의 이유는 두 가지다. 캘러웨이골프의 수석 디자이너 로저 클리블랜드의 노하우가 녹아든 작품이자 맥대디(MD) 4의 후속 버전이다. 상어의 날카로운 이빨을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피니시는 골프백 안팎에서 빛나는 요소다. ‘스핀 몬스터’라는 애칭에 걸맞게 가장자리 둔각 디자인의 37V 그루브를 채택했다.
◇ 퍼터
+테일러메이드 스파이더 FCG
말렛 퍼터의 트렌드를 주도한 녀석이다. 특히 스파이더 FCG 퍼터는 블레이드의 타구감을 제법 갖추고 있다. 무게중심을 앞쪽으로 배치한 것이 비결. 말렛의 정렬성에 블레이드의 장점을 입혔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페이스의 압도적인 덩치에 눌리지만 않는다면.
+스카티 카메론 스페셜 셀렉트 패스트백 1.5
에티터스 픽에 스카티 카메론 퍼터가 빠진 적이 있던가. 말렛 퍼터가 대세라도 굳건히 믿음을 줄 수 있는 퍼터다. 투어 선수들이 선호하는 날렵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은 말렛 퍼터가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감성이다. 말렛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무게추를 적용했지만, 블레이드에는 여전히 텅스텐 무게추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캘러웨이 오디세이 트리플 트랙 텐
말렛 퍼터의 장점을 극대화한 디자인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세 개의 정렬선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부르고 퍼팅 정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트리플 트랙 기술이 적용된 공을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배가 된다고 강조하는 캘러웨이의 상술 아닌 상술에 넘어가는 것도 적극 찬성이다.
◇ 기어
+아디다스 코드케이오스 보아
아디다스골프가 크게 한 건 했다. 박성현을 모델로 내세운 덕만은 아니다. 스파이크 없는 미드 컷 디자인은 골프화의 전통을 허물었다. 답답한 느낌보다는 세련미가 돋보인다. 기능성과 편안함은 기본. 공식 온라인 스토어 완판 신화를 이루며 히트한 골프화다. 화이트와 그레이 컬러는 더 근사하다. 해외 직구로 겨우 구매하는 골퍼도 수차례 목격했다.
+부쉬넬 TOUR V5 SHIFT
캐디피가 치솟은 요즘 세상에 이만한 캐디는 없다. 골퍼의 필수품이 된 레이저 거리측정기는 성능이 우선이다. 최근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부쉬넬이 최강자다. 올해 신제품 모델인 TOUR V5 SHIFT의 성능은 Pro XE 못지않다. 비주얼 졸트 기능과 7배율 확대 기능으로 약 1300야드까지 떨어져 있는 사물까지 측정 가능하다.
+타이틀리스트 Pro V1
골프공 가운데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압도적인 투어 사용률 1위는 물론, 아마추어 골퍼에게도 가장 인정받는 제품이다. 라운드 도중 우연히 타이틀리스트 로고가 새겨진 로스트볼을 발견한 동반자의 표정만 봐도 안다. 2000년 첫 출시 이후 우레탄 커버 열풍을 주도하며 꾸준히 사랑을 독차지한 사랑꾼이다.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사진=조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