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년 동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커미셔너로 재직한 마이크 완이 2021년 중 사임 의사를 LPGA 이사회에 전달했다.
완 커미셔너는 7일(한국시간) LPGA에 사의를 표명하며 "리더의 가장 어려운 임무 중 하나는 언제 일이 끝났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밝혔다.
완 커미셔너는 LPGA 투어 70년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커미셔너를 역임했고 위기의 LPGA 투어를 살린 인물이라 평가받는다.
완은 2010년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기 침체와 더불어 LPGA 투어 대회 규모가 축소되는데도(40년 만에 가장 적은 대회 수인 24개 대회만 소화)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캐롤린 비벤스 전(前) 커미셔너의 뒤를 이어 커미셔너 직을 맡은 뒤 11년 동안 투어를 이끌었고, 올해 역대 최다 상금인 총상금 8000만 달러(약 871억원)에 육박하는 34개 대회를 유치에 힘썼다.
완 커미셔너는 사임 결정 내용을 모든 LPGA 직원과 회원, 스폰서에 편지 형식으로 전달했다. 아래는 그 내용 중 일부.
처음 LPGA로 오게 됐을 때, 저는 우리가 당면한 목표들을 이루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 이사회에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LPGA 역사상 최장 커미셔너로 당신들과 함께한 11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많은 여성에게 골프라는 스포츠를 통해 그들의 꿈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한 점을 포함해 우리가 함께 이뤄낸 일들에 관하여 엄청난 프라이드와 만족감을 느낍니다.
왜 제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그리고 왜 하필 지금 시점인지 궁금하신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억될 2020년은 어찌 보면 우리에게는 가장 큰 승리를 거둔 한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얼룩진 한 해를 겪으면서도 우리는 역대 최고 상금 규모의 2021년 토너먼트 스케줄을 만들어 냈고 새로운 대회·스폰서들을 유치했으며 두 자릿수의 시청률 증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LPGA 스태프들은 이런 어려운 상황들 속에서도 충분히 투어를 리드해 나갈 수 있는 역량과 능력 그리고 꺾이지 않는 의지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만약 LPGA의 미래가 불확실해 보이거나 성장이 확실치 않았다면 저는 절대로 이러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 팬데믹에 의한 여러 문제들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분명한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LPGA는 어느 때보다도 더 안정적인 재정 상태를 가지고 있고 출중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리더십 팀을 보유하고 있으며 LPGA 비즈니스를 열렬히 응원하고 후원해 주시는 열정적인 글로벌 스폰서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더 높이 성장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저는 이제 다음 리더에게 바통을 넘기고 LPGA의 가장 열정적인 서포터가 되려 합니다.
모든 리더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임무 중 하나는 언제 그들의 일이 끝났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이번에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제가 배운 점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리더십 팀이 믿기 힘들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으며 그들이 LPGA 비즈니스를 정확히 이해하고 컨트롤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리더십 팀은 정말 인정 많고 겸손하며 늘 협력하는 자세로 더 멀리 볼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모두가 그들의 결정에 매번 동의할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매년 우리 LPGA를 한 단계씩 성장시키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동의할 거라 생각합니다.
완 커미셔너가 떠날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LPGA 이사회 의장 다이앤 굴리아스는 빠르면 2분기 중 새로운 커미셔너를 선출할 계획으로 커미셔너 선정 및 인수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현재 LPGA 내부 임원 및 외부 인사까지 차기 커미셔너 후보자로 고려할 예정이다.
굴리아스 의장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커미셔너로서 LPGA를 이끌며 보여준 마이크의 열정과 리더십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그는 LPGA가 성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리더십 팀과 ‘창립자처럼 행동하자(Act Like A Founder)’라는 특별한 문화를 만듦으로써 향후 LPGA가 지속적인 성공을 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져 놓았다”고 말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