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24·뉴질랜드)가 3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리디아 고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카폴레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8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공동 2위 박인비(33)와 김세영(28), 리오나 매과이어(아일랜드), 넬리 코르다(미국)를 7타 차로 따돌리고 여유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지난 2018년 메디힐 챔피언십 우승 이후 3년 만에 LPGA 투어 통산 16승(메이저 2승) 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3억3000만원)다.
리디아 고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12승을 몰아치며 2015년 남녀 통틀어 최연소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 사상 최연소 메이저 우승, 신인상, 올해의 선수상 등을 기록한 리디아 고는 이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승에 그쳤지만 지난해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네 개 대회에 출전해 2위만 두 차례를 기록했으며, 특히 앞선 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에선 마지막 날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쳤다. 그 상승세가 이번 대회까지 이어졌다. 1라운드에서 보기를 한 차례 기록한 뒤 99개 홀 연속 노보기 플레이를 이어갔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리디아 고는 3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9번홀부터 12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낚으며 압도적인 선두로 나섰다.
14번홀(파5)과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한 리디아 고는 어느새 7타 차 선두까지 올랐고 여유있게 우승을 확정했다.
리디아 고는 "내가 다시 우승할 수 있을지 의아했던 때가 있었다. 나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도 "내 선수 경력 모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디아 고는 "최대한 심플하게 경기하려고 했다"면서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조던 스피스(미국)와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의 약 4년 만의 우승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인비(33)는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몰아치고 공동 2위(21언더파 267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85.71%(12/14), 그린 적중률은 72.22%(13/18), 퍼트 수는 23개 밖에 되지 않았다.
박인비는 "최종 라운드에서 63타를 쳐 멋지게 대회를 마무리했다"며 "다음 대회인 휴젤·에어 프리미어 LA 오픈은 내가 좋아하는 서부 지역 대회이기 때문에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5년 이 대회 우승자인 김세영은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아 7타를 줄이고 박인비와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세영은 2015년 이 대회 박인비와의 연장전에서 샷 이글을 낚아 기적의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신지은(29)도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는 완벽한 플레이로 박인비와 함께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작성, 공동 6위(19언더파 269타)를 기록했다.
지난해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김아림(26)은 6타를 줄여 공동 10위(18언더파 270타)에 이름을 올리며, 앞선 두 번의 컷 탈락 아쉬움을 만회했다.
2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던 양희영(32)도 공동 10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는 등 한국 선수들이 톱 텐 안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김효주(26)와 유소연(31)은 공동 17위(16언더파 272타)를 기록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