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48)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 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컷 탈락했다. 그래도 함께 경기한 김형성(41), 박재범(39)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이들 조의 이름으로 3000만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30일 전북 군산시의 군산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2개를 잡았지만 17오버파 88타를 적어내 합계 29오버파 171타를 기록, 최하위인 153위에 머물렀다.
박찬호는 2라운드 후 취재진과 만나 "바람이 많이 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두 가지 목표인 버디 두 개와 10오버파 미만 중 한 가지 목표를 달성했다. 파트너인 김형성, 박재범 프로가 수고를 많이 해주셨고 내가 방해되진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 KPGA에 우리 세 명의 이름으로 3000만원을 기부하려고 한다. 코리안투어 대회에 아마추어로 초청돼서 나오는 셀러브리티가 있다면 이렇게 기부를 하는 트렌드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두 프로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이제 미국으로 돌아가서 가족도 보고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임원들도 만나고 김하성 선수 경기도 보면서 조언도 해줘야 할 것 같다. 이후 올림픽이 있기 때문에 한국 야구 진행 과정을 공부하고 싶다. 올림픽 야구 해설위원을 맡지 않을까 싶다"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어 박찬호는 "2부투어에 이어 감히 1부투어까지 경험했다.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가 끝났는데도 해가 질 때까지 퍼팅장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큰 스코어들이 나오면서 막막하고 자포자기의 심정이 됐다. 같이 친 프로들도 보기도 하고 버디도 놓치지만 다음 홀에서 굳건하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 정신이라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함께 플레이한 김형성은 "방해되는 건 전혀 없었다. 찬호 형이 바람이 많이 부는 상황 속에서도 전반 홀이 굉장히 좋았다. 첫홀에서 드라이버 샷도 340야드 정도 쳤다. 찬호 형이 출전함으로써 KPGA가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아서 선수들을 대표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24승을 올린 '야구 전설' 박찬호는 최근 골프 프로에 도전하고 있다.
박찬호는 "벙커, 코스 난도 등도 어렵지만 특히 바람이 불어서 내 샷이 마음같이 가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어려웠다. 사실 경험 아니면 이겨내기가 힘든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찬호는 "골프 선수들이 대우받는 것 같은 느낌을 줘서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더 생겼다. 골프 선수들의 매너, 기량 등이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졌다. 큰딸이 골프를 하는데 미국으로 돌아가면 딸에게 해줄 얘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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