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26)가 약 5년 4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6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는 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아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2위 해나 그린(호주)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효주는 지난 2016년 1월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우승 이후 무려 5년 4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4승째를 올렸다.
우승 상금은 24만 달러(약 2억6000만원)다.
2014년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2015년 L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데뷔한 김효주는 2015년 JTBC 파운더스 컵, 2016년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차례로 우승을 거뒀지만, 이후 부진에 빠졌다.
김효주는 부진을 타파할 해결책으로 2020시즌을 앞두고 비거리를 늘리고 체격까지 불렸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 머물렀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메이저 1승)을 거둔 뒤 올해 다시 LPGA 투어로 돌아왔다.
2019년 244야드에 머물렀던 평균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올 시즌 267야드까지 늘었고, 이날 장기인 아이언 샷 정확도까지 더해지면서 김효주는 5년 4개월 만에 LPGA 투어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이날 김효주는 페어웨이 안착률 92.9%(13/14), 그린 적중률 88.9%(16/18), 퍼트 수 26개 등의 고감도 샷, 퍼팅을 선보였다.
김효주는 5타 차 공동 8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버디만 8개를 몰아치고 먼저 경기를 마무리한 뒤, 1타 차 선두인 그린의 결과를 기다렸다.
그린이 17번홀(파3)과 18번홀(파4)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하며 김효주의 역전 우승이 확정됐다.
먼저 경기를 마치고 식사를 하던 중 우승 확정을 알게 된 김효주는 식당에서 동료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기도 했다.
김효주는 "정말 오랜만에 우승했다. 이 순간이 꿈만 같다"며 "사실 연장전에 갈 줄 알았다. 밥을 좀 먹고 연장전 준비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목표가 우승이었고 이 목표를 달성해서 기쁘다.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뛰면서 실력을 다졌고 올해는 다시 LPGA 투어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기쁘다"며 "올림픽 생각은 많이 하지 않았지만 팬들이 내가 올림픽에 나가길 원한다고 들었다. 한국을 대표해서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랭킹 9위로 한국 선수 중 4순위에 위치한 김효주는 이번 우승으로 올림픽 대표 자리를 더욱더 굳힐 수 있을 전망이다.
1타 차 공동 2위로 역전 우승에 도전한 박인비(33)는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3위(15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유소연(31)은 6위(12언더파 276타), 전인지(27)는 공동 7위(11언더파 277타)에 이름을 올렸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