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창이라고 깔보지 마
인간의 진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사족 보행을 하는 동물에겐 거의 없다시피 한 관절염과 허리 디스크, 족저 근막염은 이족 보행을 하는 인간에게는 흔한 질병이다. 그만큼 사람의 발에 전해지는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특히 군인, 프로 골퍼 등 오랜 시간 걸어야 하는 사람들은 발에 가중되는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에게 커스텀 인솔은 낯선 물건이 아니다. 특히 장거리를 걸으면서도 신체 밸런스를 무너트리지 않고 일관성 있는 스윙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프로 골프 세계에서는 이미 널리 보급된 ‘꿀템’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인경은 “발에 통증이 너무 심해 라운드를 지속하지 못할 정도였다. 최나연의 추천으로 커스텀 인솔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커스텀 인솔 사용 후 발 통증이 없어졌고 스윙 밸런스도 향상되었다”고 말한다. 이 밖에 박민지, 고진영, 이정민, 임희정, 최진호, 변진재 등 투어 정상급 선수들도 커스텀 인솔을 사용하며 효과를 본 선수들이다.
프랑스 커스텀 인솔 시다스를 수입하는 박정호 (주)피제이튠 대표는 “사람의 발은 계속 변형된다. 골퍼마다 고유의 아치 형태가 있는데 발이 변형되어 아치 형태가 무너지면 스윙 밸런스도 무너지고 발, 허리, 무릎에 통증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커스텀 인솔의 제작 과정은 생각보다 정밀하다. 발에 잘 맞는 인솔을 제작하기 위해 발의 압력과 아치의 모양을 분석 스캐너와 카메라로 정밀 측정한다. 또 걸음 습관도 분석한다. 이렇게 제작된 인솔을 사용하면 올바른 다리의 움직임을 유도하고 발바닥의 압력이 분산된다.
맞춤 인솔은 아치의 기능을 보조해 근육 피로를 경감시켜 장시간 편한 보행과 스윙 시 밸런스를 잡아준다.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는 박민지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커스텀 인솔 업체를 방문해 인솔과 발 상태의 밸런스를 점검한다.
박 대표는 “선수들만 커스텀 인솔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 골퍼도 발 모양에 잘 맞는 인솔을 사용하면 더욱 편안하고 건강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고 말하며 커스텀 인솔의 장점을 강조한다.
◎인솔도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저스틴 토머스는 177.8cm의 키에 몸무게가 72kg인 선수다. 신체 스펙만 보면 왜소하다고 생각되겠지만 올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02.3야드의 장타를 때려낸다. 저스틴은 작은 체구임에도 지면 반력(ground reaction force)을 최대로 이용해 비거리를 내는 기술적인 장타를 치는 선수다.
많은 레슨 프로는 장타를 위해서 올바른 체중 이동과 지면 반력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 장비 없이 올바른 체중 이동을 객관적인 수치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체중 이동에 대해서는 레슨 프로의 경험과 주관적인 느낌으로만 배울 수 있었고 지면 반력은 느껴본 적도 없는 골퍼가 대다수다.
몇몇 프로 골퍼는 2000만원 상당의 고가 패드를 이용해 체중 이동과 지면 반력을 측정한다. 하지만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기업에서 개발한 스마트 인솔을 사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체중 이동과 지면 반력을 측정하고 실시간 분석할 수 있다.
제63회 코오롱한국오픈을 제패한 프로 골퍼 이준석부터 김태훈, 임예택, 이수민 그리고 국내 골프 아카데미에서도 스마트 인솔을 이용해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이 스마트 인솔은 내장된 네 개의 센서로 골퍼의 스윙 밸런스와 체중 이동 데이터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분석하고 인솔의 진동으로 피드백을 줘 스윙 자세를 올바로 개선한다.
방진, 방수 기능을 탑재해 사계절 내내 신발 안에 넣어서 사용할 수 있고 자석을 이용한 충전 방식도 간단하다. (주)솔티드의 김창민 사업본부장은 “이 스마트 인솔을 레슨 프로가 교습자를 위해 사용하면 체중 이동과 지면 반력 그리고 밸런스에 대해 주관적인 느낌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던 기존 레슨 방식을 보완할 수 있다.
또 혼자 연습하는 골퍼도 시각적으로 구현된 체중 이동과 지면 반력 그래프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비거리 향상을 위한 연습과 퍼팅 연습까지 가능하다”며 스마트 인솔의 기능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