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박성현(28)이 1년 5개월 만에 나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서 분위기 전환이 됐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7일 경기 여주시의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1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이 대회에 나오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올해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에 미국에서 경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기를 택한 이유다. 충분히 터닝 포인트가 될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미국 투어를 뛰면서도 항상 한국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라 지금 기분이 굉장히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성현은 "한국에 오면 일단 맛있는 걸 많이 먹어서 좋다"며 "얼마 전에는 짜장면이 너무 먹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2019년 말부터 어깨 통증을 겪은 박성현은 지난해와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초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5개 대회에서 컷 탈락만 10번을 당하며 극도로 부진에 빠졌다.
다행히 최근 3개 대회에서는 모두 컷 통과에 성공했고 지난달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는 공동 15위로 올 시즌 최고 성적을 작성했다.
좋은 흐름이 국내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박성현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엮어 2언더파 70타,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후반에 집중력이 조금씩 떨어져서 짧은 퍼팅을 놓친 게 아쉽다. 그렇지만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서 기분 좋게 1라운드를 마쳤다"고 돌아봤다.
박성현은 9번홀까지 버디만 2개를 잡으며 순항하다가 10번홀(파5)에서 1.4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했다. 11번홀(파3)에서 무려 11.5m 파 세이브에 성공했지만 13, 14번홀(파4)에서 1.4m, 2m의 짧은 버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는 "미국에서 3주 연속 경기하고 한국에 도착한지 이틀 밖에 안 되어서 피곤해서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 시즌 초에 비해서 샷은 많이 올라왔는데 퍼팅이 조금 떨어지는 편인 것 같다.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4라운드에 메이저 대회이다 보니까 1라운드 성적은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 것 같다. 남은 라운드가 훨씬 중요하다. 전체적인 공략은 좋았고 날이 갈수록 피로가 누적될 거라고 생각한다. 무리한 샷보다는 안전하게 공략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인 경기력은 70% 정도 올라왔다. 다만 컷 탈락이 많아서 경기 감각은 아직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부진에 대해서는 "계속 투어를 뛰다 보니까 계속 잘할 수는 없다. 이번에 그 기간이 길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으로 지금 안 될뿐이지, 앞으로 잘해낼 거고 기량을 찾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연습했다. 주변에서는 많이 걱정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것 같다. 소속사, 스폰서, 가족 등 묵묵히 기다려주셨기 때문에 점점 자신감을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 안 되는 기간 동안 잃은 건 없고 얻은 게 많았다.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어깨 부상과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쳐 처음으로 3~4개월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박성현은 "예능에 스포츠인들이 많이 나오는 걸 보면서 '내가 골프를 그만둔다면 전혀 다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중계로 보면서 '나도 저기에 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눈물이 난 적도 있다. 그때 골프를 정말 사랑한다고 느꼈다"고 소개했다.
부진한 기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박성현이다. 스윙 코치 없이 혼자 스윙을 점검하는 박성현을 두고도 스윙 코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성현은 "엄마도 혼자 하는 게 힘들어 보인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내가 필요하고 꼭 해야겠다면 레슨 프로를 만날 의향이 있지만 아직은 혼자 하는 게 마음이 편하고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절대 레슨을 안 받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박성현은 "나에 대한 믿음이 강하게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내 스윙을 촬영해 동영상으로 보면 문제점이 눈에 보이고 충분히 고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 레슨은 아직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