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코르다 자매 “서로 기다리기로 했어요…같이 성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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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코르다 자매 “서로 기다리기로 했어요…같이 성장해야죠”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3.06.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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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우와 고지원. 사진=와우매니지먼트제공.

언니 고지우(21)가 플레이를 끝내기 위해 18번홀 그린으로 향하자, 그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이 딸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 속에는 똑같은 모자에 유니폼을 입은 동생 고지원(19)이 서있었다.

고지원은 “시즌 시작하기 전에 먼저 컷 탈락하면 어떡할까 얘기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둘 중 한 명이 컷 탈락을 하면 연습을 하든, 갤러리를 하든 서로 기다려주기로 했다”고 웃었다.

예선 탈락을 해도 본선에 진출한 자매를 기다려주고, 라운드가 먼저 끝나도 기다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함께 뛰고 있는 고지우와 고지원 이야기다.

2살 많은 언니 고지우가 먼저 정규투어에 입성했고, 이듬해 고지원이 정규투어에 발을 들였다. 언니 고지우는 2020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지난해 KLPGA투어에서 29개 대회에 출전해 23개 대회에서 컷 통과했다. 상금은 2억9513만4548원을 벌어들였고, 신인상 포인트에서 이예원에게 673점 차로 신인왕을 내줬지만, 부문 2위에 오르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고지우.
고지우.

정규투어에서 활약하는 언니를 본 고지원은 지난해 단숨에 점프투어와 드림투어를 거치고 올해 정규투어에 나섰다. 9개 대회에 출전해 7개 대회에서 컷 통과한 그는 신인상 포인트 517점으로 3위에 랭크 중이다.

고지원은 “늘 함께 하다가 1~2부투어로 나뉘어지면서 혼자 하니까 외로웠는데, 지금은 숙소에 같이 있다가 나와서 연습하는 게 다 재밌고 의지가 많이 된다”면서 “언니가 항상 매 코스마다 다 설명해준다”고 웃었다.

고지원.
고지원.

고지우 역시 “혼자 뛸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가족과 같이 있다는 게 든든하고 같이 있으면 확실히 힘이 나는 것 같다. 혼자 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더 잘하고 싶고 그렇다”고 말했다.

비교적 조용하고 진중한 언니 고지우에 비해 고지원은 톡톡 튀는 성격이다. 고지원은 “그런 얘기도 많이 듣는다. 실제 성격은 내가 더 과감하고 언니는 조금 소심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플레이스타일은 오히려 언니가 더 공격적이고 나는 안정적으로 공략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고지원은 지난해 정규투어에서 활약하던 언니를 보며 자신도 꼭 정규투어에 입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언니랑 같이 경쟁하면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다. 정규투어를 마냥 어렵게 생각하기도 했는데 언니가 뛰고 있으니까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언니 고지우.
언니 고지우.
동생 고지우.
동생 고지원.

이제는 선의의 경쟁자가 된 자매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서 준우승한 고지우는 “최근에는 경기 자체가 잘 안된다. 그만큼 성장한다고 생각하며 버티고 있다”면서 “동생과 함께 잘하고 싶다”고 전했다.

고지원을 인터뷰할 때, 한 갤러리가 ‘언니보다 잘하세요!’라고 외치고 가자, 빵 터진 고지원은 “항상 저런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이런 말을 듣는 것도 자매니까 그런 것 아니겠나. 그래서 유쾌하게 받아들인다. 언니와 나 둘 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거고, 차근차근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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