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처럼 지내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LIV골프가 갑작스럽게 손을 잡았다.
PGA투어와 DP월드투어(구 유러피언투어), LIV골프를 후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7일(한국시간) 상업적 권리를 공동 소유하는 새로운 영리 법인을 통합하는 데 합의했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골프 경기 단체의 통합과 화합을 꾀하는 획기적인 합의안을 발표했다”면서 “세 기관은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최고의 선수 간 경쟁과 흥미를 극대화하는 모델을 통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PGA투어와 LIV골프 선수들이 진행하던 모든 소송도 상호 합의 하에 종결할 예정이다. 또 세 단체는 2023시즌을 마치고 PGA투어 또는 DP월드투어에 재가입을 희망하는 선수들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재가입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발표다. PGA투어는 LIV골프가 생겨난 이후부터 거세게 비난했고, LIV골프로 이적한 선수들을 ‘영구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진 바 없지만, 미국 야후스포츠는 “LIV골프는 시청자와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PGA투어는 반경쟁 행위에 대해 법무부 조사를 받고 있고, PIF도 잠재적인 조사 대상이다. 또 PGA투어는 더 많은 수익을 원하는 스타 선수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 마주했다. PGA투어와 LIV골프는 여러모로 떨어져 있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예상했다.
미국 골프위크는 “계약 조건은 완전하게 확정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몇 달 내로 완성될 것이다”면서 “합병의 핵심 요소는 돈이다. 발표문을 보면 PIF는 새로 나오는 법인의 독점 투자자가 될 것이라고 적혀있다”고 전했다.
결국 피해는 PGA투어를 지지하던 선수들만 본 셈이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8억 달러(한화 약 1조398억4000만원)를 거절하고 PGA투어를 지켰다. 다른 선수들도 거액을 제안 받았지만, 전통과 의리를 위해 포기했다.
LIV골프로 떠난 선수들은 거액의 계약금은 물론 대회 상금을 챙기며 호위호식하다가 PGA투어, DP월드투어로 무사히 복귀하게 됐다. PGA투어나 LIV골프 등 기관도 어느 정도 경제적 이익은 챙기고 합병했기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PGA투어에 남은 선수들만 본 셈이다.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제이 모나한이 지난 2년 동안 했던 말을 되짚어본 뒤에 새로운 골프 단체 CEO로 승진한 이유를 말해달라. 위선이다”고 지적했다.
웨슬리 브라이언(미국)은 “배신 당했다는 느낌이 든다. PGA투어 기업 구조 내에서 아주 오랫동안 누구도 믿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