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정말 모르는 거잖아요.”
25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은 셋이 내내 붙어다녔다. 깔깔대며 웃는 모습이 영락 없는 여고생이다. 뭐가 저렇게 좋을까. 옆에 있는 사람도 덩달아 기분 좋게 하는 분위기다.
여자 골프 대표팀은 남자 팀에 비해 비교적 주목을 덜 받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임성재(25)와 김시우(28)가 아시안게임에 합류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아마추어 조우영(22)과 장유빈(21)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우승하면서 기대를 샀다.
그러나 여자 대표팀도 아마추어에서 강력한 선수들로 구성했다. 남자 팀과는 달리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자 올해 새롭게 팀을 꾸렸다. 방신실과 김민별, 정지현이 프로로 전향했고, 김민솔 유현조 임지유가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민솔은 키 178cm 큰 키를 활용한 장타력이 강점이다. 유현조 역시 드라이버 비거리가 캐리 250m를 넘길 정도로 장타자다. 임지유는 감각이 좋아 쇼트게임에 능하다.
올해 프로 대회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김민솔은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5경기 출전해 세 번이나 톱10에 들었다. 한국여자오픈에서 4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실력을 자랑했다.
임지유도 지난 5월 교촌1991레이디스오픈에서 12위, 9월 KG레이디스오픈에서 15위에 자리했고, 유현조는 메이저 대회인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서 14위를 차지했다.
김민솔은 “아시안게임을 위해 준비할 시간은 사실 많지 않았다. 그래서 계속 대회에 출전하며 보완해 나갈 점을 찾고 실전 감각도 익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국가대표도 함께 했던 만큼 절친하다. 출국 전날 저녁을 함께 먹으며 결의를 다졌다. 임지유는 “레터링 케이크도 맞춰서 ‘잘하고 오자’고 으쌰으쌰했다. 결의를 다졌다”고 웃었다.
이어 임지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유명한 선수들이 많이 나오지만, 욕심내지 않고 우리 플레이만 잘하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골프는 모르는 것 아닌가. 우리가 비록 아마추어지만,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유현조는 “개인전 메달도 좋지만 단체전 메달도 획득하면 좋지 않나. 선수들 사이에서 움츠려들지 않고 자신 있게 하고 오겠다. 최선을 다해서 메달을 꼭 들고 오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