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경기)=한이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사막여우’ 임희정(23)이 부활을 알렸다.
임희정은 22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국경제TV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임희정은 한 타 차로 준우승을 기록했다. 지난 사흘 동안 단독 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노렸던 그는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시즌 베스트 성적을 써내며 부활을 예고했다.
임희정은 2019년 데뷔 시즌에 3승을 차지하며 스타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사막여우’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듬해 우승은 없었지만, 17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컷 통과하는 것은 물론 준우승 2회 포함 톱10에 9차례나 안착했다.
2021년에는 첫 승을 차지했던 국민쉼터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2022년에는 교통사고 후유증을 이겨내고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해 통산 5승을 완성했다.
하지만 올해 부진했다. 스폰서도 바꾸며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손목·발목 부상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선수들이 닮고 싶은 스윙으로 거론될 정도로 스윙이 좋은 임희정은 예전에 3승을 쓸어담았던 기량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 대회에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1라운드 때 노 보기로 7언더파 65타를 적어내며 단독 선두에 오르더니 2라운드에서도 5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를 이어갔다. 3라운드에서는 삐끗했지만 선두를 유지하는 데 큰 문제 없었다.
통산 6승을 정조준한 임희정은 최종 라운드에서 고꾸라졌다. 전반 1~8번홀 내내 버디 없이 파를 이어갔고, 9번홀(파4)에서는 파 퍼트까지 놓치며 보기를 범했다. 이후 13번홀(파4)까지 또 버디 대신 파 세이브로 기회만 찾았다.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이미 우승 경쟁에서 밀렸다. 그래도 임희정은 끝까지 희망을 놓치 않았고 17~18번홀 남은 두 홀에서 연속 버디를 해내며 준우승으로 매조지었다.
임희정은 이 대회 전까지 페어웨이 안착률 77.68%, 그린 적중률 68.30%, 평균 퍼팅 30.59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페어웨이 안착률 82.14%, 그린 적중률 69.44%를 기록하고 3퍼트율은 1.39%까지 떨어뜨렸다. 전체적으로 경기 감각이 돌아오고 있는 모양새다.
KLPGA투어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사막여우’ 임희정이 부활할 기미를 보이자 갤러리도 대회장을 많이 찾았다. 지지부진하던 스타 플레이어가 뒤늦게나마 기지개를 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