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경기)=한이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시니어투어에 처음 갔을 때 만만하게 생각했다가 큰코 다쳤어요. 그 투어도 6~7언더파 칠 경기력이 있어야 우승해요.”
골프 선수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술은 물론, 담배, 커피, 탄산 음료까지 끊은 최경주는 올해 혁혁한 업적을 남겼다. 지난 5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박상현과 연장전 끝에 우승했고, 시니어투어 메이저 대회인 더시니어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최경주는 “우승하고 나니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나 프레드 커플스(미국)가 ‘오, 오픈 챔피언’ 하면서 악수를 청한다. 또 챔피언스투어는 티잉 구역 내에 VIP를 몇 분 초대해서 보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선수 3명 중 내가 오픈 챔피언이라고 대우를 받는다. 그런 게 감사한 일이다. 동양 선수인 내가 뭐라고”하며 떠올렸다.
5개월 전 KPGA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하며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을 당시, 최경주는 자기 관리를 위해 알코올과 카페인, 탄산 음료를 끊었다고 고백했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는 “나이가 점점 드니 오른쪽이 아프다 다음 날에는 왼쪽이 아프다. 침대에서 바로 내려와지지 않는데, 이런 부분이 확실히 개선됐고 경기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 외에 몸 관리도 철저히 한다. 최경주는 “1000일 운동이라고 정해진 운동 루틴을 1000일 동안 하는 게 있다. 그걸 매일 거르지 않고 하고 있다”면서 “야구 홈런 타자들이 악력기로 200파운드 정도를 한다고 들었다. 나도 한 번 해봤는데 되지도 않기에 2년 전부터 시도했고 지금은 140파운드 정도 한다. 또 나는 신앙적으로 기도하면서 골프에 대한 태도가 바뀌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투어는 정규투어에서 은퇴한 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한다. 한 살이라도 젊은 선수가 유리한 게 당연해 보이지만, 최경주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최경주는 “시니어투어 데뷔전에 갔을 때 한 선수가 6시간 동안 샷 연습을 하더라. 그걸 보고 처음 놀랐다. 나보다 50야드 더 보내는 형들도 많다. 경기력에서 안 되더라. 이 분야에서 한 가닥 하던 선수들이라 그런지 쇼트게임을 너무 잘한다”고 전했다.
시니어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없이 연습하고 있다. 최경주는 “꾸준히 6~7언더파를 치는 경쟁력이 있어야 우승할 수 있다. 또 3일짜리 대회라 잠시라도 머뭇하면 우승 기회를 놓친다”면서 “챔피언스투어 선수들은 PGA투어 못지 않게 몸 관리를 잘한다. PGA투어의 연장선이라는 걸 꺠달았다. 내가 발전하지 않으면 잡아먹힌다. 도태된다. 후배들은 ‘나중에 나이 들면 탱자탱자하면 되지 않나?’ 하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훈련을 제대로 하고 생활하면 충분히 롱런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