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그리고 LPGA투어의 메이저 챔피언이자 그의 누나인 이민지를 오랫동안 지도해온 리치 스미스는 이민우를 “구불구불한 글씨체 같다”고 묘사했다. 조직적이고 자기 관리가 철저한 이민지가 직선이라면, 이민우는 창의적이고 장난기가 많으며 그만큼 예측하기 힘들다. 이민우가 PGA투어에 진출한 것이 다소 의외였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어렸을 때는 골프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이민우는 말했다. “열한 살 때는 나이 든 사람이나 하는 지루한 게임이라고 생각해서 1년 동안 골프를 그만뒀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건 축구와 호주식 축구(18명이 하는 럭비 비슷한 형태), 태권도 그리고 역도였다. 이런 운동을 골프보다 훨씬 좋아했다.”
골퍼로서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건 드라이버 스피드를 높일 방법을 배우고, 그에 따라 나이가 더 많은 형들보다 볼을 더 멀리 보내게 된 다음이었다. 그는 머잖아 골프계에서 가장 흥미롭고 건장한 선수로 발전했다. 실제로 그는 75kg의 호리호리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PGA투어 볼 스피드 부문 2위(118mph)에 랭크됐다. 그리고 스트로크 게인드/티 샷 부문 4위를 포함해 드라이버 샷과 관련된 여러 통계에서도 톱 10에 올랐다.
“몸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볼을 어떻게 컨트롤할지에 대한 인식이 정말 탁월하다.” 스미스는 말했다. 이민우와 스미스는 지금까지 그런 건장한 파워를 활용해 보다 안정적으로 스피드를 컨트롤할 방법을 모색해왔다. 순수한 파워와 컨트롤의 균형을 추구하려는 것이다. 비록 이민우처럼 신체적 재능을 타고나지는 못했어도 스미스는 누구나 그 방법을 배워 그의 스윙을 따라 해볼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렇다면 이제 그의 비결을 알아보자.
◇ 몸을 기울이되 지나친 것은 금물
왼쪽 어깨를 오른쪽 어깨보다 높게 셋업하는 것은 드라이버 샷을 위한 이상적인 자세다. 이렇게 하면 비거리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스미스는 말했다. 다만 기울이는 정도가 너무 지나칠 경우 체중을 싣거나 옮기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민우도 왼쪽 어깨가 오른쪽보다 너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스미스는 말했다. “그러면 오른쪽으로 몸을 제대로 회전할 수 없다. 그냥 팔을 들어 올리게 된다. 오른쪽 어깨가 왼쪽보다 살짝 낮은 정도가 적당하다(위 사진).”
타깃 반대쪽 발을 축으로 타격하는 경향이 있는 아마추어라면 특히 셋업에서 기울기를 이렇게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민우는 “이건 아마 스윙에서 가장 바로잡기 쉬운 오류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한 가지 점검할 것은 그립이다. 이민우는 클럽을 위크 그립으로 잡지 않으려고, 즉 오른손이 그립 윗부분에 너무 많이 올라가 있지 않게 하려고 주의한다. “지금은 클럽을 위로 받치듯이 손을 좀 더 아래쪽에 놓는다(아래 사진).” 이민우는 말했다. “테이크백을 할 때 오른팔이 접히면서 한결 매끄러운 느낌이 든다.”
스미스는 이렇게 하면 클럽 페이스를 직각으로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는데, 슬라이스로 고민하는 골퍼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 오른쪽 어깨를 낮게
이민우의 백스윙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두 가지다. “팔을 쭉 뻗되 톱에서 오른쪽 어깨를 낮게 유지하려고 한다(아래 사진).”
스미스는 말했다. “그걸 제어하지 않을 경우 팔이 계속 더 높이 올라가서 결국 컨트롤을 못 하게 된다. 오른쪽 어깨를 낮게 유지하면 어깨의 구조 자체를 통제의 한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즉 스피드가 통제를 벗어나지 않게 해주는 힘인 것이다.”
이민우도 “팔을 몸 앞쪽에 두고 폭을 인식하되 동작을 콤팩트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오른쪽 어깨를 낮게 유지하면 몸을 회전해서 인-아웃 경로를 따라 다운스윙을 하기도 더 수월해진다.
스미스는 이민우가 오른쪽 히프와 둔근에 체중을 싣는 것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그 부위에 힘을 싣되 오른쪽 무릎은 정면을 향해야 한다(왼쪽 사진). 오른쪽 무릎이 돌아가면 그렇게 옮겨 실은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이민우는 무릎을 구부리고 어드레스 때와 똑같은 건장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파워를 일으키는 코어 근육의 역할
이민우의 인상적인 드라이버 샷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마도 임팩트에 접근할 때 발휘하는 스피드일 것이다. “우리는 히프나 허리가 아니라 복근을 이용해 클럽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것을 매우 중시한다.” 스미스는 말했다. “이민우는 임팩트 구간에서 완전하게 릴리스를 할 수 있도록 복근을 이용해 팔을 몸 앞쪽으로 끌어내린다.”
우리 몸의 중심을 차지하는 이 근육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은 스루스윙에서 왼쪽 발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위 사진)이라고 스미스는 말했다. “복근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히프가 돌아가면서 미끄러지고, 팔은 뒤에 처지며, 왼쪽 다리가 낡은 집의 벽지처럼 힘없이 구부러진다. 파워가 다 빠져나가고 만다.”
이민우는 이런 요소를 종합적으로 정리한다면 “생각하는 것보다 복근을 더 많이 사용하라”고 설명했다. “복근이 클럽을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왼쪽 사진). 복근과 몸이 하나가 되어 함께 움직여서 스윙을 하는 느낌은 정말 근사하다. 그것이 바로 내가 체구에 비해 샷을 상당히 멀리 보내는 비결이다.”
글_루크 커-디닌(Luke Kerr-Dineen) / 정리_서민교(min@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