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실론골프리조트(Ypsilon Golf Resort)
입실론골프리조트에 가보면 체코공화국이 실제로는 얼마나 산이 많은 나라인지 실감하게 된다. 이제라(Jizera) 산맥의 그늘이 드리우는 산비탈에 놓인 코스다.
이렇게 아름다운 주변 환경이 플레이의 환상적인 배경이 되어준다는 얘기는 더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봄과 여름의 절정기에는 산비탈이 찬란한 에메랄드빛을 발산하며 전형적으로 맑고 푸른 하늘과 근사한 조화를 이룬다.
골프장의 첫인상은 상당히 남성적인 코스라는 것이다. 라운드 내내 언덕을 오르내리는 모험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클럽하우스도 언덕 위에 자리를 잡고있기 때문에 주차장부터 카트를 타고 등록 카운터까지 가거나 가파른 언덕을 터벅터벅 올라가야 한다. 거리가 상당하다.
코스까지 가는 데 그리고 플레이하는 데 힘이 들더라도 이곳은 그만한 시간을 들여 땀을 흘릴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하는 코스 설계가 키스 프레스턴(Keith Preston)은 코스를 만들기에 최적의 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홀마다 뚜렷한 개성을 부여했다. 홀의 형태를 잡기위해 흙을 파거나 옮긴 경우는 거의 없으며 변화라고는 그린의 잔디를 깎거나 홀을 파고 깃대를 꽂는 것 정도가 고작이다.
코스는 언덕 지형이지만 페어웨이는 상당히 넓고 찾을 수만 있다면 평평하고 수월한 라이도 얼마든지 있다. 몇몇 홀(이를테면 파5홀이지만 장타자가 투온을 시도해볼 만한 482m의 15번홀과 442m의 18번홀)에서는 블라인드 티 샷을 해야 한다. 하지만 체코공화국에 있는 대부분 코스처럼 야디지북을 참고하면 어디를 겨냥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수 있다.
입실론에서 제공하는 야디지북은 특히 총천연색 일러스트를 곁들인 수작으로 컬렉터들이 탐을 낼 만하다. 심지어 스코어카드의 디자인도 탁월하다. 그린의 형태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특정한 날에 홀 위치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해놓았다.
클럽하우스는 입지가 좋고 야외 테라스는 풍경을 감상하면서 라운드를 마치고 돌아오는 골퍼를 지켜보기에 적당하다. 안으로 들어가면 아름답게 설계된 레스토랑에서 체코의 전통 요리를 포함한 글로벌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입실론의 머리글자이며 건물 전면에 도드라진 ‘Y’자는 이클럽이 세 나라(체코공화국, 폴란드 그리고 독일)가 만나는 지정학적인 지점에 근접해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무엇보다 탁월한 코스 디자인, 훌륭한 시설 그리고 아름다운 주변 환경이 어우러져 최고의 골프 경험을 선사한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나타내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