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임은빈이 시드 걱정이 없어진 점을 가장 좋은 점으로 꼽았다.
임은빈(22)은 26일 경기도 이천의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 6,428야드)에서 열린 2019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1번째 대회 '제7회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6000만 원)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엮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임은빈은 김지현, 이소미, 김소이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임은빈은 연장 4차전에서 파를 기록, 보기에 그친 김지현을 제치고 데뷔 4년 차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임은빈은 우승 후 공식 인터뷰에서 "전반에 흔들렸지만 후반 첫 버디와 이글이 회심의 샷이 됐다. 마지막 홀 해저드에 빠져서 보기를 범한 게 아쉽지만 연장전에 가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며 "아직은 얼떨떨하다. 내일이 돼봐야 (우승한 게) 와닿을 것 같다. 해냈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장 4차전에서 임은빈이 먼저 파를 기록한 뒤, 김지현이 1m 남짓한 파 퍼트에 실패해 보기를 적어내 임은빈의 우승이 확정됐다.
임은빈은 "(김)지현 언니가 그런 걸 실수할 선수가 아닐뿐더러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까지 하고 왔기 때문에 그 퍼트를 뺄 거라곤 절대 생각하지 못했다. 우승은 하늘에서 찍어주는 게 맞구나 싶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사실 멋있게 버디를 해서 세리머니 할 생각을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우승하게 돼서 어리바리하게 끝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임은빈은 12번 홀(파4)에서 나온 버디가 전환점이 됐다고 회상했다.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1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잃었던 임은빈은 12번 홀(파4) 버디와 13번 홀(파4) 이글로 단숨에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임은빈은 "계속 버디가 떨어지지 않고 샷이 흔들리는 와중에 잡은 버디여서 정말 귀했다"고 말했다.
데뷔 4년 차인 이제야 첫 우승을 거둔 임은빈은 "마음가짐이 달랐다"고 진단했다. 임은빈은 "전에도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나 스스로 과소평가했던 게 문제가 됐다. 지금은 그게 너무 후회스럽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지 말자고만 생각했다. 또 (장)하나 언니가 '우승은 하늘이 점찍는 것이니 네가 목표한 스코어만 치고 올 수 있게 집중해라'고 얘기해 준 게 오늘 경기 중 계속 마음에 남았다"고 설명했다.
임은빈은 "올해 목표는 3승"이라며 "이번 대회 때 우승할 것 같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어머니가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3패를 한 선수는 다음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얘길 들었다고 하더라"며 웃어 보였다. 임은빈은 지난 19일 끝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3패를 당하고 일찌감치 짐을 쌌다.
첫 우승을 하며 향후 2년간 시드 걱정이 없어진 임은빈은 그 점이 정말 좋다며 "올해 잘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이 올라왔다. 아마추어 때 지금 루키들과 같이 경기했기 때문에 얼마나 잘하는지 선수인 내가 봐도 보이더라. 그래서 올해가 많이 떨리고 불안한 시즌이었는데 그걸 떨쳐냈다"며 기뻐했다.
2015년 시드전 4위를 기록하며 2016년 정규 투어에 입성한 임은빈은 2016년 상금 순위 48위, 2017년 38위, 2018년 43위를 기록하며 매해 시드 걱정을 해야 했다. 이날 우승으로 상금 1억6000만 원을 획득한 임은빈은 현재 상금 랭킹 8위(1억9304만5851 원)에 올랐다.
이어 임은빈은 "앞으로 더 여유 있게 플레이하고 싶다. 1승 한 선수에 그치지 않고 계속 우승을 쌓고 싶다. 또 언젠간 LPGA 투어도 나가고 즐기면서 대회에 다니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또 캐디로 우승을 합작한 아버지를 향해 "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