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사가 주최하는 대회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오른 이승연(23)이 "우승하면 재계약 때 가산점이 있지 않을까요?"라며 2년 6개월 만의 우승을 기대했다.
이승연은 29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열린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아 7언더파 맹타를 휘두르며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로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상금 랭킹 42위에 그쳐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한 이승연은 "스폰서의 배려로 제주도에 미리 내려와서 연습 라운드를 할 수 있었다. 미리 연습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어려운 골프장인데 운이 좋아 좋은 스코어를 냈다"고 말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좋은 플레이를 펼친 원동력에 대해서는 "욕심을 안 부린 것이 가장 크다"며 "이 골프장은 바람이 불면 난도가 훨씬 높아진다. 오늘 웨지를 잡았을 때는 핀을 보고 쳤지만, 긴 클럽은 안전하게 온 그린하고 투 퍼트 하는 공략을 세웠다. 샷도 원하는 대로 잘 되었다"고 설명했다.
스폰서에서 주최하는 대회에서 우승하면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재계약"이라고 답하며 웃은 뒤 "재계약 시 가산점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연은 올 시즌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 251야드를 보내며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고 이날도 270야드의 장타를 펑펑 때려내는 등 장타자로 유명하다. 이 장타를 앞세워 루키 시즌이었던 2019시즌 데뷔 4개 대회 만인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덜컥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찾아온 우승이 오히려 독이 됐던 것 같다. 당시 동기 신인들의 우승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많이 부족한 나에게 '따라가야 한다'라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2020시즌을 보냈다"고 돌아봤다.
이승연은 당시 우승 이후 2년 6개월 동안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스폰서에서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서 통산 2승에 도전한다.
그는 "오늘 플레이하면서 상위권인 것을 알고 너무 떨렸다. 이전에는 스스로 ‘떨지 말자’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어차피 떨리는 것이다. 어느 선수도, 특히 박민지도 이 상황에는 떨릴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쳤다. 남은 36홀도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받아들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