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캡이 높은 골퍼들의 공통점은 ‘스위트스폿’이라고 불리는 클럽 페이스의 중심에 볼이 맞을 확률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다. 스위트스폿에 맞지 않은 샷은 짧은 거리를 날아가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통제가 불가능하다.
엘리트 수준의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 페이스 중심에 볼을 지속적으로 맞히는 확률을 높이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는 일관된 드라이버 샷을 만들기 위한 연습 시간이 부족하다. 빗맞은 샷에도 최악의 결과를 피하고 싶다면 관용성 높은 드라이버가 답이다.
관용성의 바로미터 ‘MOI’
관용성과 MOI는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MOI는 관성모멘트(Moment Of Inertia)를 뜻하며 회전 운동을 하는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을 의미한다. 회전 관성이라고도 부르며 클럽 헤드가 빗맞은 샷에 대해 얼마나 저항력이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MOI 수치가 높을수록 빗맞은 샷에 대한 비틀림 저항이 커지고 클럽의 관용성이 높아진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2005년 MOI를 4750g·cm²로 제한했지만 제조업체는 이 제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했고 결국 MOI를 5900g·cm²로 제한을 완화했다. 따라서 현재 최대 허용 MOI는 5900g·cm²이며 100g·cm²의 허용 오차가 있다.
드라이버의 MOI는 헤드 크기, 소재, 모양, 무게 및 무게 중심 위치의 다섯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헤드 크기는 USGA와 R&A가 460cc로 제한하고 있으며 헤드 무게는 골퍼들이 원활하게 스윙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높은 MOI를 가진 드라이버를 만들기 위해 제조업체가 고려하는 변수는 드라이버의 모양과 소재 그리고 무게중심 위치다.
2000년대 초반에 몇몇 제조업체는 높은 MOI를 가진 헤드를 만들기 위해 사각형 디자인의 드라이버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클럽 설계 기술과 소재의 발전 덕분에 전통적인 모양을 가진 드라이버의 MOI가 제한 수치인 5900g·cm²를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출시되는 드라이버는 골프 역사상 가장 관용성이 높은 드라이버라고 할 수 있다.
확률 게임
최근 클럽 제조사는 MOI를 최대로 높인 아마추어 친화적인 드라이버와 관용성이 조금 떨어지지만 백스핀을 낮추고 샷 메이킹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상급자용 드라이버를 따로 출시하고 있다.
아마추어 친화적인 드라이버는 섈로 페이스 디자인에 텅스텐을 이용해 CG(무게중심)를 낮추고 뒤쪽으로 옮긴다. 무게중심이 깊은 드라이버는 기어 효과가 높아지고 무게중심 깊이의 제곱에 비례해 스위트스폿이 커진다. 또 무게중심이 클럽 페이스에서 멀어질수록 빗맞은 샷에서 헤드의 비틀림이 줄어든다.
따라서 무게중심의 위치에 따라서 더 많은 스핀과 더 높은 발사각을 생성하는 관용성 높은 클럽 헤드를 만들 수 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가 새로운 드라이버를 테스트할 때 론치모니터에 표시되는 최대 비거리만 보고 클럽을 선택하곤 한다.
하지만 골프는 확률 게임이다. 한 번 잘 맞은 드라이버 샷이 보여주는 최대 비거리 보다 빗맞은 샷에도 최적의 비거리와 방향성을 보여주는 드라이버를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다.
샷 분산을 줄이면 더 많은 홀에서 페어웨이를 지킬 수 있고 스코어를 낮출 확률이 높아진다. 정타율이 떨어져 페어웨이를 자주 놓치는 골퍼라면 관용성 높은 드라이버를 살펴보자.
1 브리지스톤 B2
브리지스톤의 신제품 B2 드라이버는 카본 하이브리드 크라운을 통해 무게중심을 낮추고 페이스 복원력을 높였다. 드라이버 내부에 서스펜션 코어(SP-COR) 기술을 적용해 알루미늄 소재를 티타늄으로 변경했다. 기존 모델에 비해 타구감이 좋아지고 페이스 면의 고반발 영역이 더 커졌다.
2 핑 G425 MAX
핑 드라이버 역사상 가장 높은 관용성을 자랑하는 G425 맥스 드라이버는 드라이버 샷 실력이 떨어지는 아마추어 골퍼에게 꿈의 드라이버로 손꼽힌다. 26g의 이동식 텅스텐 무게추로 깊고 낮은 무게중심을 만들었다. 초박형 티타늄 크라운으로 헤드의 질량을 주변부로 배치해 MOI가 증가됐다.
3 PXG 0811XF GEN4
모델명 XF는 Extreme Forgiveness를 의미하며 말 그대로 높은 관용성을 위한 모델이다. GEN4 시리즈 고유의 기술인 알루미늄 베이퍼 카본 크라운을 사용해 강성과 안정성을 높였고 고강도 Ti412 티타늄 합금 페이스로 볼 스피드가 빨라졌다. 수평 MOI를 높이기 위해 페이스의 힐부터 토까지 거리를 멀게 설계했으며 빗맞은 샷에도 헤드의 뒤틀림이 적어 최대의 비거리와 방향성을 보여준다.
4 혼마 T//WORLD TR20 460
TR20의 티타늄-카본 패스트 프레임은 도레이(탄소섬유의 세계 선두 제조업체)의 초박형, 초경량 ET40 카본을 사용해 크라운과 솔 부분을 결합했다. 볼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정확하게 배치된 웨이트 시스템과 세로형 슬릿 고반발 페이스는 빗맞은 샷에도 더 빠른 볼 스피드와 안정적인 방향성을 보여준다.
5 야마하 리믹스 VD59
모델명 VD59에 사용된 숫자 59는 골프 룰에서 정한 MOI 한계치인 5900g·cm²를 의미한다. VD59 드라이버의 MOI 5820g·cm²는 룰 한계치에 육박하는 수치로 빗맞은 샷에도 최고의 직진 안정성을 제공한다. 헤드에 장착된 슬라이드형 웨이트를 조정해도 클럽 헤드의 관성모멘트가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