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독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첫 승의 기쁨을 경험한 이들이 많다. 성유진(22)도 그 중 한 명이다.
성유진은 5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오픈에서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투어 4년 차에 거둔 값진 첫 승이다.
심지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1라운드 때는 8언더파 64타로 코스 레코드를 경신했다. 그가 펼친 ‘인생 경기’에서 정상에 오른 격이다.
성유진은 롯데오픈 우승 후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에선 겨우 컷 통과하더니 최종 라운드에서 공동 3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국여자오픈에서는 난코스 레인보우힐스를 넘고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11위에 자리했다.
비결을 묻자 성유진은 “퍼팅 감이 우승 후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 컨디션은 좋지 않아서 연습량을 줄이고 코스 매니지먼트로 철저하게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승 후 달라진 게 많다. 알아보는 사람도 많고 우승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도 덜었다. 성유진은 “첫 승 이후 아무래도 좀 더 여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연습장에 가면 주변에서 확실히 알아보시더라. ‘성유진 프로’ 하면서 이름도 불러주시고 사인 요청도 들어온다”고 얘기했다.
이어 “이제 내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조건이 된 것 같다. 심리적으로도 확실히 편안한데 더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우승 욕심이 더 난다”고 웃었다.
우승 후 곧바로 열리는 대회에서 컷 탈락하는 선수가 더러 있다. 성유진은 “그걸 너무 걱정했다. 나도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에서 컷 탈락하는 줄 알았다. 우승을 하니 대회가 끝나도 스케줄이 계속 됐다. 컨디션 회복이 안 된 상태에서 대회에 나가니 샷이 난리가 나더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승을 해냈다는 성취감,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대회를 치러가고 있다. 성유진은 “최대한 우승하겠다는 생각보다 노 보기로 실수를 줄이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야 할 것 같다”며 남은 시즌도 자신 있게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