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나올 뻔했는데 샴페인을 너무 세게 맞아서 울 겨를이 없었어요.”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23일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2승째이자, 개인 통산 18승을 올렸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 한화 약 4억3140만원이다. 2016년 기아클래식, ANA인스퍼레이션 포함 4승을 거둔 바 있다. 이후 6년 만인 올해 시즌 다승에 성공했다. 그는 개막전인 게인브리지LPGA앳보카리오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올해의 선수상(글로브 포인트 2542.693점)과 평균 타수(69.176) 선두를 달렸던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올해의 선수상, 평균 타수 1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리디아 고는 한국에서 태어나 6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이후 뉴질랜드에서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등 어린 나이 때부터 골프로 두각을 드러냈다. 10대 때는 ‘골프 천재 소녀’라고 불리기도 했다. 17세였던 2015년에는 역대 최연소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 국적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 에코와 컬래버레이션한 신발을 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무궁화를 넣었다. 가족과 친지들이 한국에 있기 때문에 늘 한국에서 우승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우승하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다. 한국 팬 분들이 ‘파이팅, 힘내’ 하고 응원을 해주시는데 그게 참 많은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최종 라운드에 들어가는데 긴장이 됐다. 그만큼 한국에서 우승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언니한테 긴장된다고 했더니, 언니가 ‘어느 정도 긴장하는 건 좋은 것이다’고 했다. 그래서 후반에도 최대한 즐기면서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글썽였던 그는 “한국에서 언젠가 한 번이라도 우승해보고 싶었다. 18번홀 퍼트를 넣고 눈물이 나올 뻔했는데 샴페인을 너무 세게 맞아서 겨를이 없었다”며 “아버지도 2019년 코로나19 전에 한국에 오시고 이번이 처음이다. 형부, 삼촌, 이모 등 가족 앞에서 우승하는 게 쉽지 않은데 행복하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이번 시즌이 가장 꾸준한 플레이를 하고 있는 해가 아닐까 싶다. 우승을 많이 했던 시즌도 있지만 출전 대회 수 대비 톱10에 많이 들었다. 매년 LPGA투어 선수들이 엄청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남은 시즌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BMW코리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