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어렵다. 스윙 역학의 복잡함과 더불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찾는 과정 또한 쉽지 않다. 모든 사람은 키, 스윙 평면, 스윙 유형 및 템포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골퍼에 적합한 샤프트 스펙을 찾는 것은 더욱 편안한 골프를 돕고 비거리와 방향성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일 수 있다.
◆감량의 어려움
골프 클럽의 전체 무게는 헤드, 샤프트, 그립 무게의 조합이다. 최근 클럽 헤드는 190~200g의 무게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공의 발사 속도를 최대로 높이는 최적의 헤드 질량이 200g가량이기 때문에 클럽 헤드의 무게를 무작정 줄일 수는 없다. 따라서 클럽 경량화에는 샤프트 무게가 상당히 중요한데, 이는 많은 샤프트 제조사가 점차 낮은 무게의 샤프트를 출시하는 이유다.
샤프트 제조 기술과 소재의 발전으로 샤프트의 무게는 점점 낮아져 40~50g대의 무게를 가진 샤프트가 흔해진 상황이지만, 40g 이하의 무게를 가진 초경량 샤프트를 제대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는 카본 섬유의 양을 줄여야 하는데, 샤프트 내벽이 얇아져 샤프트의 안정성과 내구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경량 샤프트는 더욱 고품질의 카본 프리프레그(Prepreg; 카본 원사와 경화제인 에폭시수지를 결합한 시트 형태의 제품)가 필연적으로 사용되며, 이는 곧 샤프트의 가격 상승 요인이다.
카본 섬유는 직조 방식에 따라 1k, 3k, 12k, UD 카본(단방향 카본) 등으로 나뉜다. 탄소섬유 원사 가닥을 필라멘트(filament)라고 하는데 원사 필라멘트 1000가닥을 직조해 만들면 1k, 3000 가닥을 직조해 만들면 3k라고 한다. 1k는 m2당 100g, 3k는 200g, 12k는 600g으로 상당히 무거워진다.
UD 카본의 경우는 대부분 프리프레그 형태로 공급된다. 카본 섬유는 인장 강도와 인장 탄성 계수가 높을수록 재료 가격이 상승한다. 원사 직조 방법 또한 가격을 결정하는데, 예를 들면 12k 프리프레그는 적층 수가 줄어들어 생산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단위당 단가가 더 싸다.
물론 재료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카본 프리프레그를 맨드릴(샤프트 금형)에 감는 방식도 중요하다. 특히 카본파이버 프리프레그 패치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층을 이루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그 이유는 카본파이버가 길이 방향으로 최대 강도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타입의 카본 섬유를 적절한 방향과 부위에 적층하는 기술력도 필요하다.
◆빠른 스피드를 위하여
스윙할 때 생성하는 클럽 헤드 스피드가 빠를수록 더 빠른 볼 스피드를 얻을 수 있고, 볼 스피드는 볼이 얼마나 멀리 날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비거리를 늘리고 정확성과 컨트롤을 유지하는 방법은 최적의 무게를 가진 샤프트를 찾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골퍼가 샤프트 무게와 관련해 알고 있는 지식은 ‘클럽이 너무 무거우면 비거리가 줄어들고 클럽을 컨트롤하기 힘들어진다. 또 클럽이 너무 가벼우면 불규칙하고 제어할 수 없는 스윙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클럽이 가벼울수록 스윙 제어력이 높아지고 비거리가 늘어나는 골퍼도 많다.
일반적인 피팅 가이드라인에서는 스윙 스피드가 시속 85마일 이하일 경우 경량 샤프트를 추천한다. 하지만 단순하게 스윙 스피드만 가지고 샤프트 무게를 선택하면 안 된다. 골퍼의 스윙 템포와 리듬에 따라 더욱 빠른 스윙 스피드를 가지고 있더라도 더욱 가벼운 샤프트가 필요할 수 있다.
초경량 샤프트는 여성과 시니어 골퍼에게만 적합하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최근 출시되는 초경량 샤프트는 제조 기술의 발전으로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면서도 안정성이 강화되어 스윙 스피드가 빠른 젊고 강한 골퍼들도 초경량 샤프트를 사용하는 등 경량 샤프트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상태다.
몇몇 장타 대회 출전 선수들은 더욱 가벼운 샤프트를 사용하면서 비거리를 더욱 향상하고 있고, PGA투어 선수 중에도 경량 샤프트를 사용하거나 테스트하는 모습이 종종 관찰된다.
자신의 스윙에 어떤 샤프트가 적합할 것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골퍼가 직접 테스트해보는 것밖에 없다. 더욱 편한 스윙으로 비거리를 늘리고 싶은 골퍼라면 지금 소개하는 경량 샤프트를 테스트 후보군에 반드시 넣어놔야 한다.
[사진_김시형(49비주얼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