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이었다. 캘러웨이가 미국에서 퍼터 론칭 이벤트를 연 건 처음이다. 그것도 대규모로, 세계 최고의 투어 스타들을 한데 모아서. 그 이유가 궁금해 미국 댈러스 론칭 쇼 현장으로 떠났다. 오디세이 Ai-ONE 퍼터를 가장 먼저 만나기 위해서다.
오디세이 론칭 쇼 프로젝트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지난달 1일부터 사흘간 열린 이번 이벤트는 글로벌 행사가 아니었고, 행사 장소도 캘러웨이 미국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가 아닌 텍사스주 댈러스여서 생소했다. 아시아에서는 <골프다이제스트 코리아>가 유일하게 초청을 받았다. 미국 내에서도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들이 초청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번 행사가 열린 곳은 댈러스 인근 작은 도시 프리스코로, 미국 PGA 홈인 헤드쿼터가 새롭게 자리 잡은 곳이다. 댈러스 업타운 북쪽에 위치한 옴니PGA프리스코리조트 내 필즈렌치 이스트 코스는 이미 PGA투어와 LPGA투어 주요 메이저 대회 개최지로 예약되어 있다. 캘러웨이는 이번 론칭 쇼를 위해 이곳을 통째로 빌렸고, 칩 브루어 탑골프캘러웨이브랜즈 회장도 직접 방문해 이번 행사에 대한 캘러웨이의 관심과 기대가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었다. 캘러웨이의 후원을 받는 세계적인 투어 스타들도 한자리에 모였는데, PGA투어 간판 스타인 존 람과 잰더 쇼플리, 샘 번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인뤄닝도 이곳을 찾아 론칭 쇼를 빛냈다. 특히 람은 행사 전날 마스터스 우승 재킷을 입고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시구를 하는 바쁜 일정을 마치고 함께 자리했다.
행사가 열린 첫날, 댈러스는 이상기후로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다. 이번 행사는 야외 PGA 디스트릭트에서 해가 떨어지는 저녁 시간에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가 최대 적이었다. 하지만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행사장 앞에 설치한 드넓은 퍼팅 연습 그린으로 사람들이 몰리며 금세 추위를 잊었다. 이미 이른 시간에 인뤄닝이 밝은 표정으로 도착했고, 칩 브루어 회장도 론칭 쇼 참가자 일원으로 비표와 굿즈를 받아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캘러웨이는 Ai-ONE 시리즈 퍼터를 미리 마련해둬 시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내가 처음 Ai-ONE 퍼터를 만난 것도 이때였다. Ai-ONE 우레탄 인서트와 밀드 페이스 두 가지 라인업이 다양한 넥 타입으로 13종 준비돼 있었다.
가장 궁금했던 외관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Ai 인서트 페이스 기술을 직접 들여다보며 관찰할 수 있는 윈도우를 탑재한 건 그야말로 미래지향적인 신의 한 수였다. 블레이드형 퍼터에는 백 페이스, 말렛형 퍼터에는 솔 부분에 윈도우를 장착했다. 이 윈도우가 퍼포먼스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Ai 기술에 대한 믿음을 증폭시키는 장치였다. 이는 곧 골퍼에게 자신감으로 연결될 테니. 밀드 페이스 퍼터에는 윈도우를 장착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으나 골드 컬러의 묵직함이 프리미엄 모델의 가치를 충분히 드러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빠른 퍼팅 테스트로 이 퍼터의 놀라운 성능을 경험하고 싶었다. 캘러웨이가 Ai-ONE 퍼터를 내놓으면서 가장 강조한 것은 볼 스피드의 일관성이다. 캘러웨이는 타점이 퍼터 페이스 중앙이 아닌 토 또는 힐 쪽으로 약 1cm만 벗어나도 볼 스피드가 약 20% 감소한다는 테스트 결과를 얻어냈고, 이는 20% 거리 손실을 보는 것과 같다. 홀까지 10m 거리 퍼트는 약 2m, 20m 거리에서는 무려 4m의 거리 손실로 두 번째 퍼트에 큰 부담을 안게 된다.
캘러웨이는 이 사실에 주안점을 두고 연구 개발에 착수했고, 볼 스피드 손실을 5%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즉 골퍼의 실수로 중앙에서 빗맞은 퍼팅에 대한 볼 스피드 감소를 현저히 줄이는 제품이라는 것인데, 실제로 구현된다면 투어 선수는 물론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3퍼트를 2퍼트로, 2퍼트를 1퍼트로 가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시타를 통해 퍼터 페이스 중앙과 토, 힐 쪽으로 수차례 퍼팅을 한 결과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한 타구감은 오디세이의 전통이 묻어났고, 빗맞은 퍼팅에 대한 실수 완화성은 물론 볼 스피드의 일관성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불과 몇 차례의 테스트만으로도 퍼터에서 신뢰가 미치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왜 투어 선수들이 Ai-ONE 퍼터 사용 후 곧바로 투어에 들고 나가고 싶어 하는지 그 이유가 설명된 순간이었다.
오디세이 신제품 론칭 쇼는 칩 브루어 회장이 강단에 오르며 시작했다. “오디세이는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브랜드 중 하나이며, Ai-ONE 퍼터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클럽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골퍼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을 잘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는 기술의 혁신을 이뤄왔고, 오늘 밤 여기서 그 전통은 계속될 것이다.” 칩 브루어 회장은 기대에 부푼 말로 박수를 받았다. 제이콥 데이비슨 오디세이 총괄 부사장의 Ai-ONE 시리즈 퍼터에 대한 발표 이후 존 람을 비롯한 투어 선수들의 토크쇼가 진행됐다.
Ai-ONE 로시 S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디세이 신제품에 대한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나는 골프 클럽을 잘 바꾸지 않는다. 특히 시즌 중에는 더욱 그렇다. 페덱스컵투어챔피언십에서 이 퍼터를 처음 봤고, 2주 후 BMW챔피언십에서 Ai-ONE 퍼터를 사용해 정말 퍼팅을 잘했다. 라이더컵에서도 이 퍼터를 사용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후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 퍼터가 나의 퍼팅 게임을 조금이라도 향상시켜줄 수 있다면, 빗맞은 볼이 더 정타와 가까운 결과를 보여준다면 골퍼들에게 엄청난 도움을 줄 것이다.” 토크쇼를 마친 투어 선수들은 행사장 앞에 마련된 퍼팅 연습 그린에서 추위를 잊은 채 미니 게임을 즐겼다.
이와 동시에 이곳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초청자들을 위한 퍼터 피팅이 진행됐다. 피팅을 받은 결과 데이터는 행사장에 주차해놓은 대형 투어밴으로 곧바로 전달돼 밤새 피팅 작업을 마친 뒤 이튿날 오전 필드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했다. 다음 날 PGA프리스코 필즈렌치 웨스트 코스에서 샷 건 방식으로 진행된 필드 테스트 열기도 뜨거웠다. 초청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퍼터 대신 새롭게 피팅받은 Ai-ONE 퍼터를 사용해 18홀을 돌며 세심하게 테스트했다. 난도가 높은 코스였기 때문에 다양한 핀 위치에서 언듈레이션이 심한 그린 경사를 느끼며 퍼팅을 해야 할 상황이 많았다. 확실한 건 첫 번째 퍼트에 대한 실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퍼트 수가 줄었고, 이는 스코어를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쇼트 게임에서 실수가 잦았던 나는 오랜 만에 80대 초반 스코어를 적어냈다.
◇ 오디세이 PGA투어 담당 매니저 조 툴롱
Q. 퍼터까지 Ai 기술을 적용하면서 본격적인 Ai 클럽 시대를 열었다. 그 배경이 궁금하다.
A. 개발 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오랜 과정이었다. 우리가 이것을 개발하는 약 4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반복이 있었고, 지속적으로 세부 조정을 진행했다. 내구성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러한 모든 것을 고려했고, 이것이 지금 위치에 도달하는 데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기술이 정말 특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완벽해야 했다. 우리가 미처 놓친 부분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Q. 캘러웨이가 Ai 클럽의 선두 주자로서 책임감이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펼쳐질 클럽 시장의 Ai 산업에 대한 생각은?
A. 캘러웨이는 오랫동안 Ai 분야의 선두를 지켜오고 있다. 우리 드라이버에서 Ai가 할 수 있는 것들 중 일부를 보았고, 여기서 많은 성공을 거뒀다. 전반적으로 클럽 페이스의 관용성은 더 좋아졌고, 스피드도 더 빨라졌다. 그리고 우리는 퍼터에서도 비슷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Ai 기술을 적용한 건 분명 퍼터 분야에서는 최초의 일이다. 여기에는 수많은 생각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들어갔다. 우리의 제품 성능이 업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공격적이고 대중적인 방식으로 이를 분명히 하고 싶었다. 우리가 이 과정을 선도해나가면서 모든 퍼터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 창을 통해 드러난 인공지능
‘최초’라는 말에는 역사적 의미와 힘이 담겨 있다. 캘러웨이골프가 세계 최초로 퍼터에 AI 기술을 적용한 건 골프 산업의 AI 선두 주자로서 확고한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캘러웨이골프가 이번에 주목한 건 퍼트의 일관된 볼 스피드였고, 인공지능의 힘을 더한 오랜 연구 끝에 혁신적 디자인을 완성했다.
캘러웨이골프가 오디세이 Ai-ONE 시리즈에 적용한 AI 기술은 퍼트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볼 스피드의 일관성이다. 이를테면 중심을 벗어나 빗맞은 퍼팅에 대한 실수 완화성을 보완한 것이다. 이 연구 개발 과정에서 슈퍼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수많은 계산과 테스트를 진행했고, 시행착오 끝에 새로운 개념의 Ai 인서트 페이스를 만들어냈다.
화이트 핫 우레탄 페이스와 알루미늄의 복합 소재를 사용해 제작한 Ai 인서트 페이스가 주인공이다. 페이스에 새긴 그루브 기술은 우레탄 소재를 사용한 화이트 핫 인서트와 동일한 타구감을 제공하면서도 백 페이스의 복잡하고 디테일한 디자인을 완성한 건 알루미늄 소재를 추천한 AI의 역할이 컸다. 그 결과 페이스 중심에서 토와 힐 쪽으로 1cm만 벗어난 퍼팅에도 볼 스피드가 약 20% 감소하던 기존 퍼터에 비해 약 5%의 볼 스피드 감소 효과를 얻었고, 이는 곧 볼 스피드의 일관성으로 이어져 퍼트 성공률을 높인다.
Ai-ONE 퍼터의 외관도 미래지향적이다. 자동차 엔진과도 같은 퍼터의 인서트 페이스는 창을 통해 골퍼가 내부 설계를 볼 수 있도록 한 외관 디자인이 특징으로, 방탄유리에 사용하는 팬라이트 소재 윈도우를 적용한 것은 매우 획기적이다.
Ai-ONE 시리즈 퍼터는 우레탄 인서트와 밀드 페이스 2개 라인으로 출시했다. 프리미엄 라인인 Ai-ONE 밀드 퍼터에는 윈도우를 적용하지 않고 골드 컬러로 클래식함을 강조했다. 견고한 타구감을 선호하는 골퍼를 위해 6-4 티타늄 소재의 인서트 페이스를 AI가 설계했고, 헤드 내부 토와 힐에 텅스텐 무게추를 장착해 일관된 볼 스피드와 함께 뛰어난 관용성을 구현했다. 두 라인 모두 투어 피드백을 통해 카본을 제외한 스틸 소재의 새로운 스트로크 랩 90 샤프트를 장착해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더했다.
[사진=윤석우(49비주얼스튜디오), 캘러웨이골프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