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셰브론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를 고한다.
한때 세계 랭킹 1위를 달리기도 했던 유소연은 19일(한국시간) 열리는 LPGA투어 셰브론챔피언십(총상금 790만 달러)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지난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유소연은 16년 동안 LPGA투어에서 6승(메이저 2승)을 차지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등을 포함해 프로 통산 18승을 수확했다. 2017년에는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해 19주 동안 세계 최정상 자리를 누비기도 했다. 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도 수상했다.
유소연은 “오랫동안 고민했다. 2023시즌이 마지막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마지막 대회를 치르고 은퇴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그냥 떠나는 게 좋을지, 다시 돌아와서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내 커리어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감사’다. 모든 것에 너무 감사하다.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골프는 내게 정말 많은 교훈을 줬다. 이번 대회에서 은퇴하길 정말 잘했다. 기분 좋은 며칠을 보냈다. 연락주신 많은 분들께도 감사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휴식을 취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은퇴를 떠올렸다. 유소연은 “나는 투어에 너무 많이 지쳤다.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 생각했는데,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에 가서 커피를 끓인 직후였다. 호텔방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두 번째는 내가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경쟁하는 순간을 즐기지만 나는 그런 걸 타고나지 않았다. 경기를 하고 나면 매번 지쳤다. 골프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지만, 나는 누구와도 경쟁할 힘이 없다”고 덧붙였다.
유소연이 셰브론챔피언십을 은퇴 경기로 찍은 이유는 그가 마지막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곳이기 때문이다. 유소연은 “또 이 대회는 훌륭한 전통이 있다. 매년 챔피언스 디너가 열린다. 이번에도 주디 랭킨, 줄리 잉크스터 등 레전드들이 참석했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내가 지난 12년 동안 LPGA투어에서 누렸던 걸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어떤 길을 걸을까. 유소연은 “마음 속에 두 가지가 있다. 골프장 건축에 관심이 많아서 골프장을 디자인할 기회가 생기면 굉장할 것 같다. 또 여자 골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이 스포츠를 위해 더 나은 것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