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절친한 동생인 리디아 고(23, 뉴질랜드)가 실수를 연발한 끝에 대니엘 강(28, 미국)의 우승이 확정됐지만, 대니엘 강은 좀처럼 웃을 수 없었다. 연장전에 가기 위한 리디아 고의 보기 퍼트가 빗나가 대니엘 강의 우승이 확정됐을 때 대니엘 강은 입을 꾹 다물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리디아 고의 경기를 바라봤다. 대니엘 강은 "경쟁자이자 친구로서 리디아의 마지막 경기 모습을 보는 건 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대니엘 강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85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12번홀까지 5타 차로 뒤져 있던 대니엘 강은 이 격차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 바탕엔 리디아 고의 계속된 실수가 있었다.
티 샷이 흔들리면서 리디아 고도 마지막 5개 홀에서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마지막 18번홀(파5)에선 그린 오른쪽에서 친 칩 샷을 그린 반대편 러프로 보냈고, 여기선 러프에서 공을 한 번에 꺼내지 못하고 벙커에 빠트렸다. 5번 만에 그린에 올라갈 수 있었던 리디아 고는 1타 차로 쫓기던 상황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대니엘 강에게 우승을 내줬다.
대니엘 강은 우승 후 공식 인터뷰에서 "솔직히 경쟁자이자 친구로서 리디아가 경기를 끝내는 모습을 보는 건 좀 힘들었다. 연장전에 갈 줄 알았다"고 솔직히 말하면서도 "그녀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훌륭한 선수이고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남은 시즌을 어떻게 보낼지도 기대된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난주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세계 랭킹 2위로 뛰어 오른 대니엘 강은 2주 연속 우승으로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고진영(25)을 더욱 압박할 전망이다.
대니엘 강은 "세계 랭킹 1위는 내 골프 인생의 목표"라며 세계 랭킹 1위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