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커그니전트 파운더스 컵(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콜드웰의 마운틴 리지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엮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2위 캐럴라인 마손(독일)을 4타 차로 꺾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만 달러(약 5억3000만원)다.
지난달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 이후 3주 만에 시즌 3승째를 거둔 고진영은 세계 랭킹 1위를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내준 이후 오히려 상승세가 뚜렷하다. 그는 이번 대회까지 최근 6개 대회에서 우승 3차례에 2위 한 번 등 톱 6에 5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고진영은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과 지난달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또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코르다에 이어 시즌 3승을 거둔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2위인 고진영은 1위 코르다와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을 전망이다.
2017년 LPGA 투어 비회원으로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2018년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한 고진영은 5년 만에 통산 10승을 쌓았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세리(44·25승), 박인비(33·21승), 김세영(28·12승), 신지애(33·11승)에 이어 5번째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1988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터쿼이즈 클래식에서 고(故) 구옥희가 LPGA 투어 첫 우승을 거둔 이후, 고진영은 한국 선수의 199번째 우승 주인공이 됐다.
또한 그는 이번 라운드에서도 66타를 기록, 지난 7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부터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LPGA 투어 최장 연속 60대 타수와 타이 기록이다.
고진영은 오는 21일 부산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연속 60대 타수 신기록에 도전한다.
소렌스탐은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하는 동안 4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둔 바 있다. 그 기간 평균 타수는 67.1타였다. 고진영은 전날까지 13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작성하면서 우승 한 번과 준우승 한 번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고진영의 평균 타수는 67.3타였다.
이날 비가 많이 오는 가운데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낸 고진영의 완벽한 플레이는 따라올 선수가 없었다. 4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고진영은 6번홀(파4)과 8번홀(파5) 등 전반 9개 홀에서 2타를 줄였다. 9번홀(파4)에서는 5m 파 퍼트에 성공했다.
경쟁자들이 쉽게 고진영을 따라잡지 못하며 그의 독주가 이어졌고 고진영은 12, 13번홀과 15, 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마손이 버디만 7개를 잡으며 분전했지만 마손이 버디를 잡으면 고진영도 버디로 응수했다. 고진영은 12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1.5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예약했고 13번홀(파3)에서는 티 샷을 핀 오른쪽 2m에 보내 연속 버디를 낚았다. 15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그는 16번홀(파3)에서 5m 버디를 더하며 5타 차 선두를 질주했다.
17번홀(파4)에서 이날의 첫 보기가 나왔지만 우승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파를 기록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장식했다.
고진영은 우승 후 "지난주에 마지막 날 좋은 플레이를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이번주 경기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지난주에는 후반 9개 홀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지만 오늘 후반 9개 홀은 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주 숍라이트 LPGA 클래식 최종 라운드 막판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홀에서 3m 버디에 실패해 연장전에 갈 기회를 놓치고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소렌스탐의 연속 60대 타수 기록과 타이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서는 "소렌스탐의 기록을 깰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손은 단독 2위(14언더파 270타)에 올랐고, 엘리자베스 쇼콜(미국)이 3위(11언더파 273타)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은(25)은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타를 줄이며 유카 사소(필리핀)와 함께 공동 4위(10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4언더파를 친 김아림(26)도 유소연(31)과 함께 공동 6위(9언더파 275타)에 오르며 톱 10을 달성했다. 김세영(28)이 공동 13위(6언더파 278타)를 기록했고, 전인지(27)와 박인비(33)가 공동 2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세계 랭킹 1위 코르다는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 5개를 범해 공동 19위(5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