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그 ‘사막여우’가 돌아왔다.
임희정은 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총상금 12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를 묶어 한 타를 더 줄였다.
중간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임희정은 공동 7위에 자리했다. 2라운드에 비해 순위는 조금 떨어졌으나, 2주 연속 톱10에 오를 가능성을 열었다.
KLPGA투어 통산 5승을 기록 중인 임희정은 데뷔 시즌인 2019년에 3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2021년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추가하더니 2022년에는 한국여자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른 그는 지난해부터 다소 부진했다. 2022년에 겪은 교통사고가 후유증이 생각보다 컸고, 몸 상태가 달라지면서 적응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올해는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시즌 전,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며 비거리를 늘리는 등 필요한 준비를 마쳤음에도 성적이 따라주질 않았다. 임희정은 롯데오픈 전까지 14개 대회에 출전해 8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이번 시즌 톱10에 든 적은 딱 한 번 있다. 지난주 열린 맥콜·모나용평오픈에서 9언더파 207타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부터 어느 정도 감을 찾게 됐다.
임희정은 올해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시즌을 앞두고 클럽을 바꾸기도 했고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몸 상태는 좋아졌지만, 사고가 나기 전과 후의 스윙 감이 예전과 섞여서 되게 헷갈렸다. 골프를 다시 처음으로 시작하는 느낌 같기도 해서 그걸 맞춰나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어느 정도 영점을 맞춘 상태다. 임희정은 “감을 잡기 위해 기본적인 걸 많이 연습했다. 투어 연차가 쌓이면서 기술적인 것을 위주로 연습하다 보니 기본을 많이 놓쳤다. 어드레스부터 시작해 반복적으로 연습을 하며 기본을 다잡았다”고 설명했다.
무작정 샷 연습에 몰두하던 신인 시절 임희정처럼, 연습장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그래도 잘 풀리지 않으면 ‘그동안 골프만 했으니까 쉬어가도 된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이제 구슬땀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임희정은 “그동안 배우고 경험했던 걸 매 라운드 적용하면서 내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게 상반기 목표다”고 다짐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