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반에 조금 힘들어서 ‘안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추어 때부터 프로 무대를 휩쓸며 ‘천재 소녀’라고 불렸던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11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골프 여자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금메달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명예의 전당도 확정지었다.
리디아 고가 얘기한 대로 ‘동화같은 일’이다. 2022년 LPGA투어에서 시즌 3승을 차지하며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는 물론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그는 2023년에는 성적이 저조했다. CME포인트 상위 70위 안에 들지도 못했다.
그러다 올해는 시즌 개막전인 힐튼그랜드베케이션스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우승하며 반등하는 듯 했지만, 어느 순간 리디아 고를 LPGA투어 리더보드 상단에서 볼 수 없었다. 그에게 또 기복이 찾아온 것이다.
리디아 고에게는 올해 많은 게 걸려있었다. 명예의 전당 입성까지 1점만 남겨둔 상황이었고, 파리올림픽도 앞두고 있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은메달,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그는 금메달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길 원했다.
하지만 LPGA투어에서 시즌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5월 미즈호아메리카스오픈에 이어 US여자오픈에서도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했고, KPMG위민스PGA챔피언십과 아문디에비앙챔피언십 등 메이저 대회에서도 중위권에 그쳤다.
대업을 성취할 기회를 앞두고 리디아 고는 방향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때 그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어머니와 남편 정준 씨다.
리디아 고는 “어머니와 남편이 ‘안 되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줬다. 나는 이미 믿을 수 없는 경력을 쌓았고 명예의 전당에 오르든 오르지 않든 너가 자랑스러우며 내가 바랐던 것 이상으로 너가 이뤘다고 말이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힘을 얻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는 SNS를 삭제하고 경기에만 집중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결실을 맞았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한때 최고의 선수였던 그녀는 우승하지 못한 세월에도 지혜를 얻었다. 다시 정상에 오른 리디아 고는 깃발을 꽂는 게 아니라 전망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고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