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치열했던 신인왕 경쟁에서 1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승에 그쳤던 김민별이 52번째 출전 대회에서 감격의 첫 승을 차지했다.
김민별은 13일 전라북도 익산시 익산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솎아냈다.
스트로크 플레이가 아닌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김민별은 이날 18점을 추가, 최종 합계 49점으로 방신실을 2점 차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2년 차 김민별은 52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승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방신실, 황유민과 ‘슈퍼루키 3인방’으로 손꼽혔던 김민별은 다른 동기들에 비해 우승하지 못했다. 그러나 꾸준함으로 승부해 평생 한 번 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왕을 차지했다.
올해도 방신실, 황유민에 비해 시작이 좋지는 않았다. 황유민은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위브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방신실이 준우승 3회 포함 톱10에 9차례 들 때 김민별은 이번 대회 우승 전까지 톱10 5회 기록에 그쳤다.
그러다 지난주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약 두 달 만에 톱10에 들면서 경기 감각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샷 감과 퍼트 감이 최종 라운드에서 빛을 발했다. 스트로크 플레이로 따지면 9언더파 62타로,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이기도 하다.
단독 선두인 김민선에 4점 차였던 김민별은 전반 4번홀(파3)부터 7번홀(파4)까지 네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단숨에 8점을 획득했다. 9번홀(파4)에 이어 10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그는 후반 14~15번홀, 17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낚아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챔피언 조에서 방신실과 정윤지가 맹추격했지만, 방신실이 2점 차로 준우승, 정윤지는 4점 차로 3위에 머물렀다.
김민별은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펑펑 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하다.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아서 오랜만에 챔피언 조 앞 조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컨디션이 올라온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했다. 이번 주에는 샷 감과 퍼트 감이 좋아 자신 있게 플레이했다”고 전했다.
경기 감각이 좋다고 생각하며 올 시즌을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다. 김민별은 “동기들이 우승하는 걸 보면서 많이 아쉽긴 해도 지난해에는 루키 시즌이라 부담감이 덜했다. 올해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점점 부담이 커졌다. 우승을 놓쳤던 경험들이 이 우승을 이루기까지 많은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승이 큰 산처럼 느껴졌는데, 큰 산 하나 넘어서 좋다. 사실 올해 목표가 대상이었는데,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면서 최대한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올해 이루지 못한다면 내년도 목표는 이어질 것 같다”고 다짐했다.
[사진=KLPG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