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아내에게 트로피 바친 허인회…“내 남편 결국 해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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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아내에게 트로피 바친 허인회…“내 남편 결국 해내는구나”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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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회(왼쪽)가 아내 육은채 씨(오른쪽)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치고 있다.
허인회(왼쪽)가 아내 육은채 씨(오른쪽)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치고 있다.

[성남=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남자 골프 전통의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허인회(34)가 우승을 차지했다. 아내이자 캐디 육은채 씨(33)와 함께 한 첫 우승이다. 허인회는 시상식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육은채 씨에게 트로피를 바쳤다.

9일 경기도 성남시의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끝난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4라운드. 최종 합계 5언더파 279타로 우승을 확정한 허인회는 캐디를 맡은 아내 육은채 씨를 안고 기뻐했다. 이들은 마스크를 사이에 두고 감격의 입맞춤을 했다.

허인회는 2019년 8월 육은채 씨와 결혼식을 올렸고 이후 육은채 씨가 허인회의 캐디백을 메며 함께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외국 선수들이 여자친구나 아내에게 백을 맡기고 함께 투어 생활을 하는 게 보기 좋아 로망이 됐다는 허인회가 육은채 씨와 함께 투어 생활을 한 게 벌써 3년째다.

2015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군인 신분으로 우승한 이후 무려 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허인회는 결혼 후 처음, 아내 육은채 씨와 처음 우승을 합작해 더 큰 감격을 맛봤다.

우승 후 만난 육은채 씨에게 킹 메이커 아니냐며 축하를 건네자 "결혼을 잘한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육은채 씨는 "샷감, 플레이 스타일은 변한 게 없어서 이번 주에 우승할지 몰랐다"라며 "14번홀이 끝나고 2위 김주형 프로와 4타 차라는 걸 알고 덜컥 겁이 났다. 가뜩이나 바람도 많이 부는데 OB라도 나면 어쩌나, 어려운 17번홀에서 더블보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4언더파를 치고 6타 차 선두가 됐던 3라운드가 더 행복했다. 남편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싶어 설레발을 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3라운드 후엔 정말 좋았다. 너무 배가 고팠는데도 밥이 안 먹힐 정도였고 오늘 아침도 못 먹고 나와서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허인회(오른쪽)가 우승 확정 후 육은채 씨(왼쪽)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허인회(오른쪽)가 우승 확정 후 육은채 씨(왼쪽)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시상식에서 자신에게 트로피를 바친 것에 대해선 "'내 남편이 결국 이걸 해내는구나' 하는 마음이었다"고 돌아봤다.

육은채 씨는 "일본에서 우승할 때도(2014년), 군인 신분으로 우승할 때도(2015년) 우승 트로피 사진을 항상 같이 찍는 등 유독 나를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싶어 하는 느낌이었다"며 "프러포즈도 2016년 한국오픈에서 받았다. 결혼도 골프장에서 했고 그동안 안 해본 것 딱 하나가 결혼하고 나서, 내가 캐디를 봤을 때 우승하는 것이었는데 드디어 했다. 선수로서 아내에게 최고의 방식으로 행복하게 해준다. 항상 고맙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허인회는 아내가 필드에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집밥'으로 내조를 해준다고 소개했다. 그뿐만 아니라 육은채 씨는 세심하게 허인회를 챙기고 캐디로서, 아내로서 두 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려 노력한다.

육은채 씨는 "연애할 때 남편이 항상 대회가 있으니 호텔, 숙소 생활을 하는데 경기를 하고 오면 방이 항상 청소가 돼 있어 기분이 좋다는 얘기를 지나가듯이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내가 청소 병이 생겼다. 바느질, 요리, 청소는 기본이고 남편이 미용실 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집에서 탈색도 해준다"고 밝혔다.

육은채 씨는 "캐디를 하긴 하지만 집안일을 소홀히 하면 내 성에 안 찬다. 캐디도 잘하고 싶고 집안일도 잘하고 싶은 마음에 많이 싸우기도 했다. 남편은 하나만 하라고 하니까. 내가 힘들긴 하지만 남편에게 최대한의 노력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허인회는 마른 아내가 매 대회 자신의 캐디백을 메는 게 안쓰러워 은퇴식을 해주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도 당분간은 아내와 함께할 전망이다.

육은채 씨는 "갤러리가 허용될 때까지 캐디를 하고 싶다. 갤러리가 허용된다면 그때는 갤러리로 응원하고 싶다. 사실 내가 캐디를 하면 백을 들고 싣는 건 남편이 한다. 전문 캐디는 그런 부분에서 많이 도와주니까 조금이라도 남편 몸이 편했으면 좋겠다"며 남편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chuchu@golfdigest.co.kr]

[사진=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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