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식 칼럼] 그린은 코스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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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칼럼] 그린은 코스의 얼굴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1.11.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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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더CJ컵이 열린 2019년 클럽나인브릿지 18번홀 그린.
PGA투어 더CJ컵이 열린 2019년 클럽나인브릿지 18번홀 그린.

골프 코스의 얼굴과 같은 그린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코스 구성의 조화 속에 그려진 ‘정직’이다. 

골프 코스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그린’이라는 것쯤은 골퍼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미국 최초의 18홀인 시카고골프클럽을 설계한 찰스 블레어 맥도널드(Charles Blair MacDonald)는 “그린은 초상화의 얼굴과 같다”라고 했다. 초상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의 얼굴에 그린을 비유해 그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또 그는 “그 외의 것은 얼굴에 대한 액세서리와 같다”고도 했다. 여기서 액세서리는 그린 콤플렉스뿐 아니라 티잉 구역, 페어웨이, 벙커, 페널티 구역 등 코스를 구성하는 요소 모두를 지칭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초상화의 얼굴(그린) 크기는 얼마나 되어야 할까. 그린의 크기는 최소 70×55피트로 작은 것부터 그 길이가 100야드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여기서 그린의 크기는 어떻게 정해질까. 이는 그린을 공략하는 샷의 남은 거리와 비례한다. 남은 샷의 거리가 짧으면 그린은 작게, 거리가 멀면 그린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크게 설계한다. 쉽게 말해 파3와 파4홀에서는 홀의 총길이가 길면 그린의 크기가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총길이는 짧은데 그린만 커서 보기 흉한 가분수의 모양이 아니란 의미다.

하지만 파5홀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투온을 시킬 수 있어 그린을 세컨드 샷에 공략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세컨드 샷에 그린을 맞추어 설계하지는 않는다. 위험과 보상에 맞게 전략적인 세 번째 샷에 맞추어 그린을 세팅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파5홀의 그린은 총길이에 비해 크지 않은 것이 보편적이다. 결국 얼굴과 액세서리의 적절한 조화가 있어야 아름다운 초상화가 되듯이 골프 코스 역시 이들의 균형과 조화가 적절히 어우러져야 아름답고 환상적인 코스라 할 수 있겠다.

그린을 정의하면, 세밀한 잔디로 잘 다듬어 정리되어 있으며 홀이 있어 퍼팅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티잉 구역이나 페어웨이와 같은 스루 더 그린(Through the green)에서의 샷과는 전혀 다른 동작인 스트로크를 하는 곳이다. 페어웨이에서처럼 샷을 해 뗏장을 푹 떠내는 곳이 아니라 공을 굴려 플레이해야 하는 곳이다. 속된 말로 ‘삽질을 하는’ 곳이 아닌 조심스레 공을 굴리는 곳이다.

그렇다면 코스의 얼굴인 그린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예쁘게 화장으로 변장을 할까, 아니면 성형수술을 할까. 그린의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화두와 요소는 화장도 성형도 아닌 바로 ‘트루(True)’이다. 법률이나 윤리적 용어로 ‘정직’이라는 의미보다는 ‘그대로’ 혹은 ‘보이는 대로’를 말하며, 이는 공이 보이는 경사도에 맞게 정직하게 굴러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그린은 잔디 중 가장 질 높은 벤트그래스를 주로 사용한다. 잔디를 짧고 빠르게 유지해 그린을 더욱 세밀하게 만들어 공이 ‘완벽한 라인(Perfectly True)’으로 굴러가게 관리해야 최고의 그린이며 좋은 골프장이다. 이런 완벽한 그린은 초종, 경사도, 경도, 배수, 스피드, 예고, 날씨, 입장객 수, 관리 기술 등 여러 요소에 의해 좌우되며 고도의 숙련된 전문가가 장인 정신으로 관리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코스의 그린은 이런 정직하고 빠른 그린이 그다지 많지 않다. 관리자의 기술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많은 입장객을 받기 위해 그린 관리에 소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타깝게도 그린피는 세계 최고면서 그린 관리가 최악인 곳에서 골프를 하고 있다. 

* 강명식은 외과 전문의로 한국미드아마골프연맹 부회장을 지냈으며, 골프다이제스트 골프 코스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골프 소설 <레드재킷>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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