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시타’ 생활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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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시타’ 생활 즐기기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6.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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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신발을 살 때 발에 잘 맞는지 신어본다. 실제로 착용한 모습을 거울로 비춰보기도 하고 쿠션감과 착화감은 어떤지 확인해보는 과정이다. 골프 클럽을 구매할 때도 이런 과정은 필수다. 클럽을 직접 시도해보고 나의 스윙 성향에 맞는지, 또 취향에 맞는 클럽인지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골프 클럽 가격이 점점 높아지면서 골프 클럽을 고를 때의 고민도 더욱 깊어진다. 제품의 종류도 꽤 많아서 한 브랜드에 3~4가지 라인업이 존재하기도 한다. 

클럽 선택을 위해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골프다이제스트 핫리스트를 정독하고 자신의 골프에 도움이 될 만한 기술과 디자인을 가진 클럽을 골라 직접 시도해보는 것이다. 핫리스트에서는 매년 피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마음이 급한 골퍼들은 시타나 피팅을 건너뛰고 클릭-배송-시타 순서로 클럽 구매 과정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간혹 1번홀에서 클럽 포장을 벗긴다는 골퍼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현명한 구매 방법은 눈으로 직접 보고 테스트한 후 사는 것이다. 흔한 말로는 시타, 좀 있어 보이는 말로는 클럽 테스트다. 하지만 시타를 해볼 결심을 했음에도 어디서 해볼 수 있는지, 시타할 때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하는지 모르는 골퍼가 많다. 

◆ 시타할 결심
일단 클럽 구매를 위해 여러 클럽을 테스트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다양한 클럽을 쳐볼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 가장 접근이 쉬운 곳은 집이나 직장 근처의 골프숍이다. 특히 대형 골프숍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시타 클럽을 구비해놓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샤프트 스펙을 갖춘 골프숍이 많지 않고 커스텀 오더 샤프트를 장착한 클럽은 시타가 불가능할 수 있다. 또 매장에 다른 손님이 있으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테스트해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몇몇 골프숍에서는 데이터 정확도가 떨어지는 골프 시뮬레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딱 한 브랜드에 마음이 가서 그 브랜드의 클럽만 쳐보고 싶다면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퍼포먼스 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브랜드의 전문 클럽 피터에게 더욱 세밀한 스펙을 추천받을 수 있고 지정된 시간 동안 눈치 보지 않고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하는 탓에 무작정 찾아가면 이용이 힘들 수 있고 클럽 피팅 비용을 따로 청구하는 브랜드도 있어 사전 예약과 함께 비용 문의도 해보는 것이 좋다.

또 여러 브랜드에서 ‘피팅 데이’ ‘데모 데이’라는 이름으로 시타 행사를 열고 있다. 전국의 드라이빙레인지를 돌면서 브랜드의 시타 팀이 클럽 테스트를 도와준다.

하지만 시타 팀의 스케줄에 따라 내가 사는 지역에서 시타 행사를 열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시타 예약을 미리 해야 하는 브랜드도 있어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데모 데이 일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 방법은 클럽 렌털 서비스다. 몇몇 브랜드는 홈페이지에서 클럽 렌털을 신청하면 원하는 곳으로 시타 클럽을 택배로 보내준다. 길게는 20일까지 빌려주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편하게 클럽을 테스트할 수 있고 실제 코스에서도 클럽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택배 비용 정도는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내가 원하는 클럽을 다른 사람이 렌털했을 때는 기다림을 감수해야 한다. 

◆ 몇 미터에 목숨 걸지 말자
성능 좋은 론치 모니터의 보급으로 클럽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하지만 다양하게 표시되는 데이터 중 유독 비거리만 신경 쓰는 골퍼들이 많다. 장타 대회에 나갈 예정이라면 비거리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스코어를 낮추는 것이 목표라면 가장 잘 맞은 샷으로 최대 비거리가 찍힌 드라이버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 

평균적인 아마추어 골퍼라면 최대 비거리보다는 평균 비거리를 살펴보고, 미스 샷에서 볼의 휘어짐이 가장 적고 높은 스매시 팩터를 보여주는 드라이버를 눈여겨봐야 한다. 골퍼마다 스윙 스타일과 원하는 구질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코스에서 도움이 될 만한 샷이 만들어지는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

백스핀과 론치각도 중요하다. 클럽 스피드에 따라서 적정 백스핀과 론치각을 보여주는 클럽이 좋다. 트랙맨의 분석에 따르면 클럽 헤드 스피드가 70마일인 경우 적정 론치각은 20도 정도이며 백스핀은 2800rpm이다. 또 헤드 스피드가 95마일이라면 론치각 15~16도에 백스핀 값은 2500~2600rpm이 적절하다.

아이언을 테스트하고 싶다면 현재 사용하는 아이언과 로프트 비교를 반드시 해봐야 한다. 최근 출시되는 아이언은 같은 클럽 번호가 적혀 있어도 브랜드 또는 라인업마다 로프트가 다양하게 출시되기 때문에 단순히 같은 번호 아이언 중 가장 멀리 날아가는 아이언을 선택하면 추후 웨지 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비거리가 들쭉날쭉한 아이언보다 일관된 비거리와 탄도, 스핀을 보여주는 아이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만약 시타할 때 시간 여유가 있다면 다양한 클럽을 시타해보면서 가장 좋은 데이터를 만드는 클럽을 선별한 뒤, 로프트와 샤프트 스펙을 조금씩 변경해가며 다시 한번 클럽 간 비교를 해보는 것이 좋다. 또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평소와 다른 퍼포먼스가 나온다고 생각되면 주저 없이 시타 진행을 멈춰야 한다.  

웨지와 퍼터 시타는 드라이버나 아이언 시타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았다. 퍼터의 경우 골프숍에서 간단하게 디자인, 타구감 정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웨지는 몇몇 브랜드의 퍼포먼스 센터에서 경험할 수 있다.

◆ 2%를 채우기
시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귀차니즘 때문에 혹은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라는 마음으로 올바른 클럽 구매 과정을 건너뛰는 것은 시행착오만 불러올 뿐이다. 또 시타를 진행하면서 비거리에만 집중하는 것은 자동차를 고를 때 엔진 출력만 보고 구매하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 ‘시타’라는 행위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클럽인지 확인해보고 스코어에 도움을 주는 클럽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또 다른 브랜드와 타구감, 타구음, 디자인을 비교해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골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클럽 구매를 운에 맡겨서는 안 된다. 시타를 해볼 결심을 했다면 다양한 클럽들의 숨겨진 매력까지 찾아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보자. 

글_김성준

일러스트_게티이미지(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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