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리계 싱어송라이터’ 러셀 디커슨, “코스에서 영감을 얻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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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리계 싱어송라이터’ 러셀 디커슨, “코스에서 영감을 얻어요”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3.06.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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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의 어느 마법 같은 날, ‘컨트리계 싱어송라이터’ 러셀 디커슨은 오전에 골프의 성지 오거스타내셔널에서 플레이를 하고 그날 밤 애틀랜타의 전석 매진된 공연에서 연주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디커슨은 음악과 골프, 두 가지 일이 몇 시간 사이에 경험하게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내슈빌의 거주민인 디커슨은 “6학년 때부터 내 모든 에너지와 초점은 음악에 맞춰 있었습니다”라고 밝힌다. ‘음악 도시’로 알려진 곳에서 자란 누군가에게서 들을 수 있을 법한 말이다. 그가 골프를 사랑하는 투어 매니저 테일러 왓슨을 고용했을 때 상황은 바뀌었다. 

디커슨은 “왓슨은 ‘이봐, 이 아래 이러이러한 코스가 있어’라거나 ‘자네가 원한다면 티 타임을 가질 수 있을 거야’라고 말했습니다”라고 털어놓는다. “그래서 나는 클럽을 몇 개 빌려 몇 시간을 코스에서 보내며 스트레스를 풀고 맥주 두어 잔을 마셨습니다.”

193cm의 왼손잡이로서 클럽을 빌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디커슨은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결국 새 클럽 세트를 갖추게 됐다. 핸디캡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오스틴의 스패니시오크스골프클럽에서 개인 통산 최저 타수인 81타를 기록했다. 

디커슨은 “일이 항상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잖아요? 한두 번 샷을 하면 푹 빠지게 되는 거죠”라고 말한다. “이제는 여행 중에 당연하게 최대한 골프를 많이 하게 될 겁니다.”

집에는 아내 케일리와 어린 아들이 있고 또 한 명이 곧 태어날 예정이다. 디커슨은 대부분 여행 중에 골프를 한다. 코스에 있을 때는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며 종종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에 노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는다. 플레이 파트너가 하는 말에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동료 뮤지션인 찰스 켈리, 토머스 레트, 다리우스 러커를 자신의 골프 친구로 꼽지만 언제나 인맥을 넓히고 싶어 한다. 그가 새로운 코스를 만나는 데 도움이 될 경우 더욱 그렇다. “콘서트 티켓 두 장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정말 놀라울 지경입니다.” 디커슨은 웃으면서 말한다.

디커슨의 음악 경력은 골프에 대한 사랑만큼 빠르게 발전하지 못했다. 2010년 벨몬트대학에서 음악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그는 레코드 레이블과 계약하기까지 6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 기간 디커슨은 종종 조롱하는 의미의 조용한 박수조차 치지 않는 군중 앞에서 공연했고 표가 매진되는 공연은 거의 없었다.

지난 11월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한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한 디커슨은 “나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겁니다”라고 못 박는다. “분명 누구나 되도록 빨리 유명해져서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연주했던 기숙사 로비나 대학 식당에서의 공연, 그리고 이곳들을 가기 위해 우리가 소화했던 그 긴 거리 모두에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미니투어 프로가 PGA투어로 향하는 길을 닦는 것처럼 디커슨은 항상 돌파구가 가까이 다가왔다고 믿었다. 이 기타리스트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자신의 성공을 이루었다. 아니, 차라리 땅속 깊이 묻혀 있던 것을 억지로 뽑아냈고 결국 2015년 말 ‘Yours’라는 노래 한 곡 덕분에 큰 성공을 거뒀다. 저렴하게 만든 하나의 뮤직비디오 덕분이었다. 

노래의 주인공인 케일리는 비디오 작가, 감독, 편집자로 일하면서 SUV 뒷자리에 삼각대와 카메라를 설치했다. 또 다른 친구는 디커슨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자연스럽고 극적인 배경을 제공해준 뇌우 앞에서 노래를 하는 동안 운전을 했다.

디커슨은 “내심 이 노래가 히트곡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카메라 뒤에 있는 아내를 향해 온 마음을 쏟아내면서 노래를 불렀지요.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줘도 이런 뮤직비디오는 얻지 못할 겁니다.”

‘Yours’는 유튜브에서 7000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며 입소문을 탔다. 2016년에는 더 노트(The Knot)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웨딩 송’으로 뽑히면서 또 다른 추진력을 얻었다. 이 모든 것은 디커슨이 총 제작비로 약 6달러(약 8000원)의 연료비가 들었다고 추산한 비디오에서 비롯된 것이다.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디커슨은 공식적인 레슨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 함께 플레이하는 파트너의 ‘모든 비판에 완전히 열린 자세’를 취한다. 그는 지난 3월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 프로암에서 짝을 이뤘던 잭 존슨의 캐디, 브라이언 스미스로부터 받은 도움에 감사를 전하고 싶어 한다. 

“브라이언 스미스는 볼을 스탠스의 중앙에서 조금 더 뒤로 옮겨 놓게 했습니다. 그다음 내가 친 드라이버 샷은 완전히 대포 같았어요.”

디커슨은 오거스타내셔널에서 플레이했을 때도 그 조언을 사용해야 했지만 여전히 자신이 기록한 91타에 만족한다. 라운드를 한 오전 시간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어서 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비디오 하이라이트 속 12번홀에서 어떤 클럽으로 볼을 그린에 올렸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또 그날 아침 클럽하우스에서 페이턴 매닝을 본 것을 결코 잊지 못한다. 

자신의 경력이 ‘꾸준히’ 성장했다고 평가하는 디커슨은 다음 단계로 발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다가오는 순회공연 일정에 대해 “우리는 이번 가을 빅리그 경기장에 발을 들여놓을 예정인데 좀 무섭습니다”라고 고백한다. “투어 리스트에서 ‘아레나(Arena)’라는 단어를 보면 ‘좋아, 이봐, 티켓 좀 팔겠어’라고 말하게 되는 겁니다.”

어쩌면 디커슨은 다음번 오거스타내셔널에 갔을 때 매닝에게 인사를 하러 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나은 것은, 이 속도라면 매닝이 그에게 인사하러 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글_앨릭스 마이어스(Alex M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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