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롱퍼터는 어디에 쓰는 거야?’ 선수들이 브룸스틱 퍼터를 백에 넣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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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롱퍼터는 어디에 쓰는 거야?’ 선수들이 브룸스틱 퍼터를 백에 넣는 이유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3.07.0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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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은 구하기 힘든 신기한 롱퍼터.

안병훈은 7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TPC디어런(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존디어클래식(총상금 740만 달러)에 롱퍼터를 들고 나왔다. 

그는 올해 퍼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득타수를 살펴봐도 전체적으로 샷이나 어프로치는 100위권 안쪽에 플러스 지표지만, 퍼팅 이득타수는 -0.283타로 150위에 불과하다. 퍼팅 때문에 타수를 잃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퍼터 교체’였다. 그 중에서도 ‘롱퍼터’라고 불리는 브룸스틱 퍼터를 꺼내들었다. 브룸스틱 퍼터는 흔하지 않아서 선수들도 쉽게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선택이 아직은 맞아떨어졌다. 그는 대회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적어내며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퍼팅 수 28개, 평균 1.54개, 이득타수는 1.096타를 기록했다.

안병훈 만이 아니다. 한국 선수 중에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하는 이들이 꽤 많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김시우(28)가 롱퍼터를 들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롱퍼터를 쭉 써오던 애덤 스콧(호주)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시우를 시작으로 국내 선수들도 많이 롱퍼터를 백에 넣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뛰고 있는 최진호나 배용준, 최승빈도 롱퍼터를 썼고 DP월드투어에서 활약 중인 왕정훈도 전역 후 롱퍼터를 들고 나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김시원도 큰 키를 활용해 롱퍼터를 사용하고 있다.

배용준은 롱퍼터를 사용할 당시 “쇼트 퍼팅이 흔들리는 것 같아서 시도해봤다. 확실히 몸 움직임이 줄어들고 손을 많이 안 쓰게 되니까 스트로크가 좋아지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일반 퍼터와는 달리 가슴까지 올라오는 브룸스틱퍼터는 보통 45인치로 길다. 왼손으로 위쪽 그립을 잡고 오른손으로 아랫쪽 그립을 잡아 빗자루처럼 쓸듯이 퍼팅한다. 이렇게 잡으면 손목을 거의 쓸 수 없고, 어깨의 움직임으로만 퍼팅을 해야 한다. 시계추처럼 움직일 수 있어서 일관성 있는 스트로크를 낼 수 있다. 퍼터 라이각이 거의 서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브룸스틱 퍼터를 쓰는 대표 선수 애덤 스콧.
브룸스틱 퍼터를 쓰는 대표 선수 애덤 스콧.

브룸스틱 퍼터는 프로도 구하기 쉽지 않다. 이 퍼터를 쓰거나 썼던 선수들 모두 ‘구하기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렇게까지 힘들게 구해서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체 브룸스틱 퍼터는 어떤 점이 선수들을 웃게 하는 걸까.

쇼트게임 스페셜리스트 김규태 코치는 “브룸스틱 퍼터를 쓰면 중력에 의해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움직임이 가장 이상적으로 잘 나온다. 스트로크가 최대한 직선으로 나와서 직진 방향성은 좋다. 큰 근육 움직임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머슬 메모리’라고 해서 브룸스틱 퍼터를 쓰면 근육의 움직임이 거기에 맞춰져 있어서 일반 퍼터를 써도 브룸스틱 퍼터를 쓰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연습은 브룸스틱 퍼터로 하고, 대회 때는 일반 퍼터를 쓰는 선수들도 간혹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선수들은 브룸스틱 퍼터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김시원은 장신을 이용해 브룸스틱 퍼터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여성 선수들은 브룸스틱 퍼터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김시원은 장신을 이용해 브룸스틱 퍼터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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