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피 터지게 연습하는 이유 “만족은 없어…그만할 때까지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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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피 터지게 연습하는 이유 “만족은 없어…그만할 때까지 잘하고 싶다”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3.08.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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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이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세계 랭킹 1위는 놓쳤지만, 괜찮다. 또 올라가면 되니까. 고진영(28)은 앞에 놓인 목표가 아닌 골프 인생 전체를 보는 장기 레이스를 뛰고 있다.

고진영은 3일 블랙스톤 제주(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삼다수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4개를 엮어 3오버파 75타를 써냈다. 공동 48위.

세계 랭킹 2위 고진영 명성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일 수 있으나, 아문디에비앙챔피언십을 마치고 곧장 제주로 날아와 제 컨디션이 아니다.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플레이했다.

고진영은 “후반에 생각했던 것만큼 플레이가 나오지 않아서 아쉽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더위를 살짝 먹은 것 같다. 수분 섭취도 잘했는데도 불구하고 경기할 때 홀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집중력이 후반에 살짝 흐트러진 것 같아 아쉬운데, 내일 잘해보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뼈아픈 부진을 겪었던 고진영은 절치부심한 마음으로 이번 시즌을 준비했고, HSBC위민스월드챔피언십에 이어 코그니전트파운더스컵에서 기어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에비앙챔피언십을 마치고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세계 랭킹 1위를 내주고 말았다.

고진영은 “세계 1위를 하는 게 중요하지만, 사실 2위라고 해서 느껴지는 변화는 없는 것 같다.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눈앞에 있는 경기에만 집중하는 게 선수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인드셋인 것 같다. 다만, 내 경기력을 유지하고 싶고, 보완하고 싶은 게 있어서 구체적으로 목표가 생기고 있다. 이런 생각이 내 골프 인생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 같다. 세계 랭킹 1위는 언젠가 누군가가 가져갈 일이었다”고 말했다.

덤덤하게 말했지만, 누구보다 치열하게 시즌을 준비한 고진영이다. 이시우 프로와 다시 합을 맞추며 손에서 피가 날 정도로 연습했다.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강행군을 펼쳤다. 보통 고진영정도 되는 중고참이라면, 연습보다는 컨디션 관리에 더 초점을 두지만 고진영은 달랐다. 그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선수가 더 간절하고, 해내고 싶었을 터다.

고진영은 “상반기 때 2승을 하고 살짝 경기력이 떨어졌던 것은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생긴 부작용 같다. 두 번째 우승 후 2주 정도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제대로 쉬지 않고 일주일에 하루 빼고는 거의 연습만 했다. 너무 잘하고 싶어서 생긴 부작용이다. 주변에서는 ‘미련하게 연습 좀 그만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연습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너무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게 골프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어느새 서른을 바라보는 고진영은 신체적인 변화도 느낀다. 그래서 피 나는 연습만큼이나 휴식도 중요하다고 깨닫는다. 고진영은 “얼굴에 베개 자국도 금방 안 없어지고, 예전보다 회복이 늦다. 아침에 웜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연습을 해야 한다”고 웃었다.

연습의 중요성을 아는 것. 그리고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연습하는 것. 그 끈질긴 노력이 고진영을 세계 랭킹 1위로 올린 게 아닐까. 그는 “골프를 그만할 때까지 잘하고 싶다. 이 만족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스스로 더 나아지고 싶은 욕심이 끝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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