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희영(3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하며 약 4년 9개월 만에 왕관을 썼다. 미국 땅에서 우승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양희영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골프클럽 골드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투어챔피언십(총상금 7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7언더파 261타를 기록한 양희영은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 통산 5승째. 미국 땅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ME그룹투어챔피언십은 레이스 투 CME 글로브 포인트에서 상위 60명만 나오는 왕중왕전 성격이다. 쟁쟁한 선수들, 그해 잘한 선수들만 나와서 나흘 동안 경쟁한다. 여기서 양희영이 정상에 올라 경쟁력을 보였다.

시즌 최종전이자 왕중왕전 성격인 만큼 상금도 크다. 우승 상금만 해도 200만 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약 26억원이다.
양희영은 2013년 국내에서 열렸던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올리고 2015년과 2017년, 2019년에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LPGA타일랜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약 4년 9개월 만에 큰 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것.
취미로 암벽등반을 즐기다 팔꿈치 부상을 겪은 양희영은 테니스 엘보 때문에 고생했다. 통증이 계속돼 선수 생활을 그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
하지만 끊임 없이 두들겼고, 대회에 출전했다. 팔꿈치 부상 상태도 호전됐다. 덕분에 올해 20개 대회에 출전해 이번 우승을 제외하고도 톱10에 4차례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샷 감은 매서웠다. 4라운드 내내 페어웨이를 단 3번만 놓쳤다. 그린 적중률은 86.11%, 평균 퍼팅 수는 27개를 기록했다.
하타오카 나사(일본), 앨리슨 리(미국) 등 젊은 선수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았다. 특히 13번홀(파4) 이글이 결정적이었다. 하타오카에 1타 뒤져있던 양희영이 날린 세컨드 샷은 홀 뒤쪽 50cm 부근에 떨어졌는데 백스핀으로 그대로 홀까지 빨려들었다. 샷 이글을 한 양희영은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했다.
이후 17~1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버디 퍼트를 한 양희영은 기뻐했고, 한국 선수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우승을 축하해줬다.
이로써 올해 한국 선수는 LPGA투어에서 5승을 합작했다. 고진영(28)이 2승을 책임졌고, 김효주(28)와 루키 유해란(22)이 각각 1승씩 손에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