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한 지 14년이 됐는데 올해 제일 잘 치는 것 같아요.”
17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컨트리클럽 서원힐스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 1라운드를 마친 신지은이 웃으며 말했다. 이날 역시 보기 없이 버디 8개로 64타를 적어내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32세 신지은은 2011년부터 LPGA투어에서 활동했고 벌써 14년 차가 됐다. 우승은 2016년 발룬티어스오브아메리카텍사스슛아웃에서 기록한 게 유일하지만, 올해 행보가 심상치 않다. 20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만 세 번 올랐다. 1라운드부터 선두권에 오른 적도 꽤 있다.
신지은은 기자회견에서 언제 다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은지에 대한 질문에 “우승을 자주 하는 선수가 아니라서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았다”며 “나는 실패를 많이 해봤다. 실패하는 법은 너무 잘 아는데 우승 문턱을 넘어가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포기는 없다. 끊임없이 두들기다 보면 언젠가는 열릴 거라는 믿음이다.
신지은은 “지난 3년 동안 마인드가 달라졌다”면서 “나이가 들고 투어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후회 없이 마치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우승 문턱을 넘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가까이 간다는 것 자체가 연습 아니겠나. (우승까지) 되면 되는 거고, 아님 마는 거고 그런 마인드로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양희영 역시 지난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투어챔피언십 우승을 기점으로 골프 인생이 뒤바뀌었다. 올해 메이저 대회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더니 결국 파리올림픽 출전까지 해내며 35세 나이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1~2년 전만 해도 은퇴를 고민했다. 양희영은 “팔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면서 “CME그룹투어챔피언십 우승 이후 관심에 부담스럽고 쉽지 않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고 마음을 잡고 있다. 겸손하게 앞만 보고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 여자 골퍼들의 선수 생명은 비교적 짧은 편이다. 30대에 접어들면 자연스럽게 은퇴를 떠올린다. 그 시기쯤 되면 인생의 대부분을 골프로 보내면서 매너리즘에 쉽게 빠지고, 급격한 체력 저하 등 신체 변화에 바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신지은, 양희영은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묵묵히 할 일을 해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또 지은희, 김세영도 꾸준히 정상에 오를 기회를 엿보고 있다. LPGA투어에서 피어오르는 ‘30대 언니 파워’에 주목해볼 만하다.
[사진=BMW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