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퍼들의 '버킷 리스트' 골프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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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골퍼들의 '버킷 리스트' 골프 여행지
  • 김성준
  • 승인 2022.06.2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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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에 닉 팔도가 설계한 라구나골프랭의 파4인 9번홀.

팬데믹으로 인한 여행 제한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세계적인 골프 여행지로서 꾸준히 입지를 굳히며 모든 골퍼의 ‘버킷 리스트’ 여행지가 되고 있다.

브라이언 컬리(Brian Curley)는 애리조나주 파라다이스 밸리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 앉은 채로 베트남 북중부에 위치한 꽝빈(Quang Binh)주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거대한 듄스(Dunes, 모래언덕)를 컴퓨터로 살펴보는 중이다. 코로나로 인해 컬리가 여행할 기회가 줄어들었지만, 코스 설계가인 그는 최근 들어 일이 줄지 않았다. 그는 지금 해변을 따라 동허이(Dong Hoi) 남쪽에 위치한 6000에이커 부지에 조성한 자신의 최근작인 FLC꽝빈을 살펴보고 있다.

피트 다이 밑에서 일하며 슈미트-컬리 건축의 실무를 담당했던 컬리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맡아 이미 두 개의 코스(오션듄스와 포레스트듄스)를 디자인했다. 그는 앞으로 여덟 개의 레이아웃을 더 작업해서 현기증이 날 정도로 높은 모래언덕을 모두 활용할 계획이다. 애리조나의 상쾌한 아침에 컬리가 참석한 회의도 그 작업에 대한 것이다. 

“이건 뭐랄까, 예상치 못한 고난이라고 할 수 있다.” 컬리는 2019년 말 이후로 아시아를 방문한 적이 없다. “해변에 있는 모래 토양이지만, 지하수면이 지표면 아래로 겨우 1m밖에 되지 않고 침수의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부지가 지닌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상당한 양의 흙을 옮겨야 한다는 뜻이다.” 컬리가 베트남에서 진행하는 장거리 작업은 꽝빈 해안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베트남에서 반대편에 위치한 곳에서 다른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디자인 기술팀을 교육하고 있다.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스톤밸리골프리조트의 클럽하우스 옆으로 펼쳐진 16번홀.

이 작업이 완료되면 그의 포트폴리오에는 하노이 남쪽에 있는 스톤밸리골프리조트, 하롱베이를 굽어보는 FLC하롱베이, 그리고 베트남에서 가장 햇살이 눈부신 남중부 해안지대의 FLC꾸이년 등이 포함되어 더욱 알찬 구성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 두 곳(그리고 FLC꽝빈)은 베트남 최대의 부동산 기업인 FLC그룹이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이런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는 설계가는 컬리뿐만이 아니다. 그레그노먼골프코스디자인과 팔도디자인, 니클라우스디자인도 모두 동남아시아권의 나라에서 가상으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을 보면 코로나로 인해 베트남의 코스 건설 붐이 정체되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 “2020년에 나는 팔도를 대신해서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국내선 비행기를 서른 번쯤 탔다.” 라구나골프랭의 골프 이사인 애덤 칼버(Adam Calver)는 말했다. 에메랄드빛 열대우림과 청록색 바다 사이에 자리 잡은 닉 팔도의 보석 같은 코스인 라구나골프랭에서 근무하는 칼버는 팔도디자인의 컨설턴트 역할도 겸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골프코스트의 회장이기도 한데, 베트남 최고의 골프 허브인 중부권 최고급 클럽의 마케팅에 주력하는 단체이다.

그는 새로운 코스가 골프 여행지로서 베트남이 지닌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줄 거라고 믿는다. “베트남은 지형 자체가 환상적이다.” 그는 말했다. “일단 해안선이 3000km에 달한다. 바다 옆의 산악지대와 모래 토양에 터를 잡은 코스들도 있다. 인근의 어떤 나라도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골프 여행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평생에 최소한 한 번은 베트남에 와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코스들이 계속해서 문을 열고 있는 만큼, 이제는 몇 년에 한 번은 다시 방문할 필요가 있다고 고쳐 말해야겠다.” 팬데믹 이전에는 베트남의 코스에 대한 이야기가 호찌민과 하노이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의 경적만큼이나 떠들썩했다. 베트남에 대해 잘 아는 골퍼들은 이국적인 풍취가 가득한 이 나라를 높이 평가하며 동남아권의 모든 나라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코스들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았다.

사람들은 모래언덕들 사이로 지나가고 정글을 통과하며 우편엽서 같은 바다의 풍경이 펼쳐지는 레이아웃에 넋을 잃었고, 이런 입소문이 퍼지면서 아시아의 궁극적인 버킷 리스트 골프 여행지로 주목받는 이 나라에 대한 여행 수요가 달아올랐다. 전반적으로 뛰어난 음식과 친절한 국민성,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눈부신 코스를 갖춘 베트남에 대한 이런 평가는 결코 과대광고가 아니다. 중국과의 국경선에서 타이만까지 구불구불 이어지는 이곳은 열대의 아름다움부터 아시아권에서 만날 수 있는 클래식한 링크스에 가장 가까운 코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이아웃을 지닌 골프 여행지다.

양질토 위에 조성된 이 레이아웃들은 멜른의 샌드벨트 지역에 있는 코스들과 노스캐롤라이나의 샌드힐스 분위기를 자아낸다. 코스를 벗어나면 천혜의 해변과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관광지, 그리고 문화와 역사와 미식이 어우러지는 멋진 도시들이 골퍼들을 기다린다. 베트남 중부에서는 플레이를 마친 직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차이나 해변에 앉아 남중국해에서 밀려오는 거대한 파도를 바라보며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그런 다음에는 유서 깊은 항구도시 호이안에서 옷을 맞춰 입거나 다낭에서 풍성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렇듯 모든 감각을 만족시키는 다채로운 골프 경험은 세계 어디에서도 접하기 힘들다. 안정된 정치 지형도 베트남을 매력적인 여행지로 만드는 또 다른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여당은 그레그 노먼을 관광 홍보대사로 지정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노먼이 작업한 더블러프스호트램스트립은 골프다이제스트의 2020년 세계 100대 코스 랭킹에서 76위에 올랐다).

2020년에 로버트 트렌트 존스 2세의 설계로 베트남 중부의 호이안 남쪽 해변에 호이아나쇼어스가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베트남 골프 여행의 미래는 더 이상 밝을 수 없었다. 그러다 팬데믹이 왔다. 2020년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엄격한 초기 대응으로 베트남은 사망률을 최소한으로 억제하면서 세계보건기구의 찬사를 받았다. 2021년에 델타 변이가 확산되었을 때는 피해가 더 컸고,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베트남은 2020년 3월에 해외여행을 금지했다. 2022년에 베트남은 관광객들의 입국을 재개하면서 정기적인 국제선을 3단계에 걸쳐 복원할 것을 권장했다. 현재 해외의 단체 여행자들은 지정된 지역을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예전 수준의 관광객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베트남의 골프 관광업계가 타격을 입는 것은 불가피했다. 일부 클럽(특히 관광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중부권의 클럽들)은 몇 달간 문을 닫지 않을 수 없었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정리했다.

외국인 총지배인과 관리책임자의 수도 감소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보류되었고 다양한 클럽에서 야심 차게 추진한 부동산과 호텔 건축 계획은 소유주들이 돈줄을 죄면서 지연되었다. 베트남 중부의 경우, 해마다 이어지는 한국 골퍼들의 방문이 겨울철의 중요한 수입원이었다. 이 수입이 2년간 끊긴 것이다. 2021년 말에 호이아나쇼어스, 그리고 BRG다낭골프리조트의 노먼코스는 현지인이나 외국인 골퍼들이 어쩌다 드물게 페어웨이를 거닐면서 웅장하지만 안타까운 풍경을 연출했다.

우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현지에서 베트남의 골프업계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이 일시적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활발한 개발을 통해 베트남 골프가 지속해서 성장하면서 베트남 국내 골프 인구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열기가 대단하다.” 하노이에서 두 개의 골프아카데미와 소매점을 운영하는 두크 팜(Duc Pham)은 말했다.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의 일상이 멈췄고, 골프는 여가를 메울 것을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연습장과 아카데미에는 초보자가 넘쳐나고, 골프 코스도 마찬가지다. 특히 호찌민과 하노이 같은 대도시 인근에서는 베트남 골퍼들이 그런 시설을 가득 메우고 있다. 티타임을 얻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TV에서 골프 교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베트남 골프의 상징적 인물이 된 팜은 골프가 막 도입되던 1990년대 말에 골프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외국인, 주로 한국과 일본의 골퍼들이 베트남 골퍼들을 훨씬 능가했다.

지금은 약 70%가 베트남 사람이라고 그는 추산했다. 그는 이런 현상의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 베트남의 중산층이 증가한 것(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에 힘입어)과 더욱 유연해진 단기 회원권, 그리고 환상적인 코스들의 풍부한 공급 등을 꼽았다.  “골프는 이제 틈새시장을 벗어났다.” 그는 말했다. “이전에는 특권층의 게임으로 인식되었다. 이제 베트남 사람들은 계약을 체결하거나 어떤 위상을 얻기 위해서만 골프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골프를 배우고, 플레이하기를 원한다.”

베트남이 새로운 고속도로와 인프라를 구축하면 KN골프링크스 같은 코스의 접근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베트남의 또 다른 강점은 인프라 구축에 대한 강력한 추진력이다. 2021년 4월 교통부에서는 새로운 공항과 고속철도, 그리고 매끈한 새 고속도로 등을 포함하는 최대 650억 달러 규모의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의 골프 여행지는 물론 새롭게 발돋움하는 지역 입장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계획으로 혜택을 입을 골프 허브에는 더블러프스호트램스트립이 있는 호트램, 그레그 노먼의 새로운 디자인인 나트랑/깜라인이 들어설 소나데지 차우두크, 그리고 판티엣 등이 포함된다.

“새로운 도로는 기존 판도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레그 노먼이 설계한 두 개의 18홀 코스인 PGA오션과 PGA가든을 보유한 PGA노바월드판티엣의 경영이사 앤드루 볼스(Andrew Bowles)는 말했다. 호찌민과 해안도시인 판티엣의 거리는 200km가 넘고 이동하는 데 서너 시간이 걸린다. 새로운 도로는 그걸 2시간 이내로 단축해줄 것이다. 전국적으로 이렇게 이동 시간이 감소하면 골프 여행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볼스는 말했다.

그레그 노먼이 설계한 더블러프스호트램스트립의 극적인 파3홀. 

다시 애리조나로 돌아와서, 컬리는 바람이 부는 꽝빈의 해안선에서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인 닥도아주의 우거진 고지대로 관심을 옮겼다. 그곳의 소나무가 울창한 구릉에서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부지가 아주 탁월하다”고 그는 말했다. 베트남 자체가 진행 중인 작업이지만, 컬리는 세계적인 팬데믹 위기로 중단된 기간이 자신의 장기적 전망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베트남은 세계 제조업 시장의 주요 국가로 부상하면서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탁월한 부지와 환상적인 기후, 깨끗한 공기를 갖춘 최고의 관광지다. 전망이 아주 밝다.” 

 

글_ 덩컨 포건(Duncan For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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