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MOI 전쟁①] 우리가 몰랐던 'MOI'의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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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MOI 전쟁①] 우리가 몰랐던 'MOI'의 영향력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11.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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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의 진화는 1979년 테일러메이드가 최초의 메탈 우드를 출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메탈 드라이버로 비거리 증가와 관용성 향상을 경험한 골퍼들의 욕심은 더 큰 헤드 사이즈와 더 유연한 페이스를 가진 드라이버 개발을 부추겼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무거운 스틸 소재로 만든 드라이버의 헤드 크기를 키우는 데 한계에 봉착했고 이후 더 가벼우면서도 탄성이 좋은 티타늄이 드라이버 헤드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었다. 티타늄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며 200cc가 넘는 헤드를 가진 드라이버가 등장했고 2000년대 초반 테일러메이드가 개발한 300cc대의 대형 드라이버 300시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티타늄 가공 기술의 발전으로 드라이버 헤드 크기가 계속 커지자 2004년 골프 룰을 담당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클럽 헤드 크기를 460cc로 제한하며 드라이버 헤드 크기를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되었다. 클럽 제조사들이 드라이버 헤드를 크게 만들려는 가장 큰 이유는 헤드의 크기가 비거리와 MOI(Moment Of Inertia) 향상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었다. 

◆ 관용성의 바로미터 'MOI'
드라이버의 발전을 이해하려면 MOI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용성과 MOI는 실과 바늘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MOI는 관성모멘트를 뜻하며 관성(Inertia, 이너셔)은 ‘움직이거나 정지된 모든 물체는 외부의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계속 그 움직임 혹은 정지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관성이 회전체에 작용하는 것이 관성모멘트이며 회전 관성이라고도 부른다.

골프 클럽의 관용성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MOI는 클럽 헤드가 빗맞은 샷에 대해 얼마나 저항력이 있는지 보여주는지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MOI 수치가 높을수록 빗맞은 샷에 대한 헤드의 비틀림 저항이 커지고 클럽의 관용성이 높아진다.

드라이버의 MOI는 헤드 크기, 소재, 모양, 무게 및 무게 중심 위치의 다섯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헤드 크기는 USGA와 R&A가 460cc로 제한하고 있어 더이상 키울 수 없다. 또 헤드 무게는 골퍼들이 원활하게 스윙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높은 MOI를 가진 드라이버를 만들기 위해 제조업체가 고려하는 변수는 드라이버의 모양과 소재 그리고 무게중심 위치다.

2000년대 초반에 몇몇 제조업체는 높은 MOI를 위해 사각형 모양의 드라이버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클럽 설계 기술과 소재의 발전 덕분에 전통적인 디자인을 가진 드라이버의 MOI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테일러메이드 스텔스 드라이버는 크라운과 보디 그리고 페이스까지 카본으로 이루어져 관용성과 비거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으며 60겹으로 이루어진 카본 페이스 덕분에 스위트스폿을 최대로 넓히고 불필요한 백스핀을 줄이는 설계로 비거리와(Far) 관용성(Forgiveness)을 모두 잡았다는 의미의 ‘파기브니스(Fargiveness)’ 드라이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관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드라이버의 무게중심(CG)이 깊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한다. 무게중심이 깊은 드라이버는 기어 효과가 높아지고 무게중심 깊이의 제곱에 비례해 스위트스폿이 커진다. 따라서 MOI가 높은 클럽헤드는 더 넓은 스위트스폿을 갖게 되며, 이는 최대 볼 속피드와 더 먼 거리를 달성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MOI가 낮은 클럽헤드는 스위트스폿이 더 작으며, 이는 중심에서 벗어난 타격 시 볼 스피드와 비거리가 저하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말한다.

◆ 최고의 드라이버에는 최고의 MOI가 필요하다
MOI결국 무게중심이 클럽 페이스에서 멀어질수록 MOI가 높아지고 결국 빗맞은 샷에서 헤드의 비틀림이 줄어들어 관용성이 좋은 드라이버가 되는 것이지만 비거리와 관용성을 모두 잡는 드라이버를 설계하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후방 깊숙하게 배치한 무게중심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더 많은 백스핀과 더 높은 발사각을 생성해 스윙 스피드가 빠른 골퍼에게는 비거리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클럽 엔지니어들은 무게 분포, 헤드 크기 등을 조정하여 MOI를 최대화하면서도 빗맞은 샷에서 발사각, 스핀 및 비거리의 밸런스를 잡아 골퍼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_이종수(49비주얼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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