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임희정 어루만진 고진영 “당장 미국 와도 좋을 경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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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임희정 어루만진 고진영 “당장 미국 와도 좋을 경기력”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10.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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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정(왼쪽)과 고진영(오른쪽)
임희정(왼쪽)과 고진영(오른쪽)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26)이 함께 연장전을 펼친 임희정(21)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진영은 24일 부산 기장군의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임)희정이는 지금 당장 미국에 와도 좋은 경기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선두였던 임희정에 4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고진영은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 4타를 줄인 임희정과 공동 1위를 만든 뒤 연장전에 진출했고, 연장전에서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임희정을 따돌리고 LPGA 투어 시즌 4승째를 거머쥐었다.

그는 "희정이와 개인적으로도 연락할 정도로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중요한 대회에서 함께 경기하게 되어서 '후배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또한 희정이가 지난 3일 동안 보기 없는 탄탄한 경기를 하고 있다고 들어서 더 긴장했다. '희정이가 잘했으면 좋겠다', '희정이가 잘해서 미국에 왔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있었다. '오늘 편하게 해'라고 말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어서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다. 내가 운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승을 기록 중인 임희정은 LPGA 투어 비회원으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LPGA 투어 직행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던 셈이다.

고진영은 "희정이는 스윙이 너무 좋고 지금 당장 미국에 와도 좋을 경기력을 갖고 있다. 드라이버부터 퍼팅까지 탄탄하게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좋은 후배들이 미국에 와서 함께 LPGA 투어를 누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매번 발전하려는 욕구의 원동력을 묻는 말에는 "우승하더라도 만족하는 경기를 했는지를 돌아보는 편"이라고 답했다.

고진영은 "오늘 하루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11번홀에서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했기 때문에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대회를 치르는 기간보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더 힘들지만 더 재밌다. 발전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 성취감도 더 크고, 그게 더욱더 동기부여가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할머니가 별세했을 때를 가장 힘든 시기로 꼽은 고진영은 "미국에서 메이저 대회를 준비하던 때였고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에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ANA 인스피레이션 대회 때는 너무 우느라 하루에 3, 4시간밖에 못자며 경기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큰 손녀인 내가 뵙지도 못하고 미국에서 이러고 있는 게 맞는 건가'라고 생각하며 골프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내 가치관은 '행복'이고 골프는 행복하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골프 사춘기'가 심하게 왔다"고 돌아봤다.

고진영은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10개 대회에서 톱 10에 5번 올랐지만 컷 탈락도 당하는 등 기복 있는 경기를 펼쳤다.

그는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대회도 열심히 하고 얘기를 나눈다고 생각하며 할머니를 뵙고 오니까 마음도 편해졌다. 다시 연습을 열심히 하며 사춘기를 극복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뒀지만 자신의 가장 큰 목표였던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공동 9위)했던 때도 떠올렸다.

고진영은 "도쿄 올림픽 때는 생각했던 것보다 경기력이 정말 좋지 않았다. 만족하는 라운드가 하루도 없었기 때문에 브리티시 오픈(AIG 여자오픈)도 출전하지 않았고 한 달간의 기간 동안 스윙을 다시 점검했다. 그 기간은 오전 8시에 연습장에 갔고 운동을 하고 저녁 먹을 시간까지 연습장과 헬스장만 왔다 갔다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주니어 시절에는 '이렇게 연습하다가 죽겠구나' 할 정도로 연습한 적도 있었다. 프로에 와서도 그런 마인드가 필요하다. 계속 발전하고자 한다면 주니어 때의 마음가짐으로 연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즌 4승을 거두며 세계 랭킹 1위를 탈환한 고진영은 한국에 한 주 동안 머물며 다시 스윙을 점검한 뒤 다음 달 12일 개막하는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과 19일부터 열리는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으로 2021시즌을 마무리한다.

고진영은 "연습을 열심히 해서 남은 2주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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