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캐디, 더러운 정치 속 스폰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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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캐디, 더러운 정치 속 스폰서 초청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3.10.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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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PGA투어 캐디가 자신의 선수와 투어 활동을 하며 겪는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담았다.   

내 선수는 전도유망한 선수다. 지금까지 그가 이뤄온 일들은 떠들썩한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은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출전 선수가 제한된 큰 대회가 열리는 기간에 치러지는 대체 대회(내 선수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레드 카펫이라도 깔아놓아야 했을), 거의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대회에서 그는 스폰서 초청을 거부당했다. 그는 놀랐고, 화가 났다. 나 역시 당황했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이미 리스트가 결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스폰서 초청을 프로 골프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편향된 측면의 일부다. 투어는 각 토너먼트당 출전 선수 중 최대 8명의 초청권을 제공하고, 대회 측은 마음대로 이를 사용할 수 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 혹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선수 등 투어 프로가 아닌 선수들은 1년에 최대 일곱 번의 초청이 허용된다. 그러나 투어 프로는 횟수에 관계없이 무제한 초청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 

토너먼트 관계자와 친분이 있는 선수가 참가하거나, 선수가 토너먼트의 자선 행사에 기부를 한 호의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족벌주의, 정실 인사, PR용 등이 일반적으로 가장 극악한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도 이러한 초청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에 대해 경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심각하다.

내 선수의 경우를 보자. 그 친구가 왜 출전하지 못했는지 아는가? 그 대체 토너먼트는 프로 골퍼를 대표하는 에이전시가 주관하는 대회다. 어떤 선수가 이런 초청 대상으로 포함되었을지 추측해보라. 

딩동댕~ 대회를 진행하는 에이전시가 관리하는 선수들이다. 만일 모든 에이전시가 자체 토너먼트를 가지고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유명 에이전시 중 몇몇은 6개 이상의 대회와 제휴를 하고 있으며 이 중 많은 대회가 ‘일반’ 주간이다. 

이들 대회는 대개 메이저 대회나 시그너처 대회처럼 인기가 없기 때문에 막후의 정치는 이에 걸맞은 관심을 받지 못한다. 이렇게 작은 대회들은 프로 골프의 경계 수준에 있는 선수들에게 정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기간이 이 일을 직업으로 바꿀 수 있는 몇 주다. 그러나 PGA투어는 새롭게 침투하려는 선수들보다는 기존 회원을 돕기 위한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이것이 콘페리투어나 대학에서 갓 올라온 젊은 선수들보다 몇 년 동안 관계없던 40세 이상의 선수들이 그처럼 많이 같은 기간에 열리는 큰 대회에서 경쟁하는 것을 보게 되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전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일 대학을 바로 졸업한 선수라면, 그리고 특정 에이전시와 계약을 체결한다면 투어 카드를 가지고 있든 없든 관계없이 첫 2~3년 동안 최소한 네다섯 번의 출전 기회가 보장된다는 것을 안다. 

물론 다른 트릭도 있다. 일부 선수들은 대회 임원에게 편지를 쓰기도 한다. 이런 일은 항상 일어난다. 이는 관중들에게는 좋은 이야기이지만 라커 룸에서는 그렇지 않다. 

선수들은 라운드를 위해 대회 임원이나 스폰서 관계자를 홈 클럽으로 초대한다. 어떤 선수들은 대회 기간 동안 스폰서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약속한다.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대개 5~6자리의 수수료를 가져다준다.

10년 전 투어에서 활동하던 내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았던 선수를 위해 캐디를 하고 있었다. 

그 선수는 투어 일정의 마지막 몇 개월이 자신의 플레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힘든 일정이 시작되기 전 스폰서 초청을 얻었고,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충분한 포인트를 쌓았다. 그가 지불한 대가는? 토너먼트가 열린 코스의 임대주택 광고를 해야 했다.

물론 각각의 토너먼트는 자신의 이해에 따라 움직이지만, 최고의 토너먼트는 투어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존디어클래식과 트래블러스챔피언십을 보자. 

두 대회 모두 역사적으로 유망한 선수에게 초청권을 부여해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기회를 제공한다. 토너먼트는 선수들이 나중에 자신의 경력을 더욱 확실하게 쌓은 후에 그 제스처를 기억하기를 희망한다. 이것이 사후 결정을 통해 트래블러스가 시그너처 이벤트로 전환된 이유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스폰서 초청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완벽한 예다.

물론 이는 예외다. 나는 당신이 ‘플레이를 더 잘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는 누군가가 이 문제를 제기할 때 나오는 의례적인 반응이다. 나 역시 동의하는 편이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때 더 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토록 많은 선수가 스폰서 초청을 싫어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골프는 실력 위주여야 하지만 초청은 그 대척점에 있다. 대학 선수들이 프로로 전향한 뒤 동일한 3~4개의 에이전시와 계약을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들 에이전시는 실세이고, 골퍼라면 바로 그 ‘실세’ 안에 들고 싶어 한다.

스폰서 초청의 이면에 숨은 의도 중 하나는 대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티븐 커리, 토니 로모 또는 다른 전직 야구 선수가 우리와 함께 티업하는 모습을 가끔 보게 되는 이유다. 

이런 대회들은 이들이 진정으로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한 방편이다. 대체 대회 혹은 미니 투어 대회는 창의적인 스폰서 초청을 통해 전국적인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참석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전략은 대부분 성공적이지만, 이상하기도 하다. LA 다저스에서 9월 경기에 맥스 호마를 클린업 타자로 불러오거나 마이애미 돌핀스에서 브룩스 켑카를 라인배커 자리에 세우는 것을 상상해보자. 이들은 경기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이다.

나는 초청을 없애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그런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토너먼트와 이들의 스폰서들은 초청권을 너무나도 아낀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더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글_조엘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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