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결국 눈물 “아버지 채무 갚을 만큼 갚아…더 이상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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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결국 눈물 “아버지 채무 갚을 만큼 갚아…더 이상 무리”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4.06.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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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한이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저도 기자회견 많이 했죠. 좋은 일로만…”

결국 박세리는 눈물을 보였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나라에 희망이 없던 IMF 시절,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힘을 준 국민 영웅이 개인사 때문에 고개 숙였다. 그것도 자신을 골프 선수로 이끈 아버지 때문에.

박세리는 18일 서울시 삼성동의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희망재단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와 함께 참석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은 박세리는 “우선 이런 일로 인사드려서 죄송하다”면서 “사실을 바로잡고자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인사하며 본격적으로 속내를 전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 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박 씨는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 법인 도장을 위조해 사용했다.

재단은 관련 기관으로부터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연락을 받아 이 사실을 알게 됐다. 박세리희망재단 명의의 문서와 인장이 위조돼 문서가 작성됐다는 것도 이 과정에서 인지했다. 결국 재단은 이사회를 통해 박 씨를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박세리는 “이사회와 회의 끝에 함께 결정했다.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우리는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 진행한 게 아예 없다”고 단정지었다.

그는 “이사회 갈등은 없었다. 나도 이사장으로서 신중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내 아버지였기 때문에 이사회 내 그 어떤 분도 선뜻 먼저 고소를 의결하자고 말하지 않았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고, 심각성을 제기했고 나 역시 한 표를 던졌다. 이게 맞다고 생각했다. 한국 유망주를 위해 우린 더 열심히 부지런히 일해야 하는데 이런 사소한, 개인적인 문제로 헛된 시간을 낭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질의응답을 이어가던 박세리는 결국 눈물을보였다. 박세리는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다. 너무 화도 난다”면서 “아버지를 계속 막았다. 반대하고 아버지 말에 찬성한 적도 없다. 그러나 내 선택 권한은 없었다. 나는 내 길을 갔고 아버지도 갈 길을 가신 것 뿐이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토로했다.

정확한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박세리는 그동안 아버지 박 씨의 부채를 대신 갚아줬다. 그러나 채무가 끊이질 않았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만든 재단에도 아버지가 손을 뻗자 결단을 내렸다.

대전 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세리는 “아버지와 내가 지분을 반반씩 갖고 있었다. 근데 그 집이 아버지 채무 때문에 경매에 들어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채무를 갚고 아버지의 지분을 산 것이다. 내게 증여하신 게 아니고 법적인 절차를 밟아 아버지 지분을 내가 사서 내 명의로 옮긴 것이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물론 대중이 생각하시기에 잘못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가족 일이 제일 어렵다. 나만의 일도 아니고 가족들이 더 힘들어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나는 (부친의 채무 해결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바보같을 수 있지만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지금까지 왔다. 근데 그럴수록 일이 더 커졌고 이 상황까지 오게 됐다. 가족이라 보호하려고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근데 그게 나만의 착각이었고 지금의 화를 부른 것 같다. 이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교훈 같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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