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에게 치명적인 ‘라이각의 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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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골퍼에게 치명적인 ‘라이각의 망각’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3.08.0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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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석우(49비주얼스튜디오)
사진=윤석우(49비주얼스튜디오)

골프 클럽을 선택할 때 당신이 놓치는 한 가지가 있다. 클럽 스펙을 꼼꼼히 따지는 골퍼가 라이각에는 무심하다. 잊거나 혹은 모르거나. 

골퍼에게 ‘나에게 맞는 클럽’을 찾아가는 과정은 적어도 골프를 멈추지 않는 한 영원한 숙제와 같다. 골프 클럽은 골퍼마다 다른 스윙을 분석한 데이터에 따라 적합한 스펙을 찾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런 과정이 클럽 피팅이다. 최근 진지하고 열정적인 골퍼가 늘면서 클럽 피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아마추어 골퍼는 기성품에 자신의 신체 조건과 스윙 스타일을 그럭저럭 맞춰 사용한다.

또 다른 부류의 골퍼도 있다. 피팅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지 않은 ‘방구석’ 전문가형 아마추어 골퍼다. 이들의 주요 관심사는 클럽 헤드와 샤프트 모델에 국한되어 있는 수준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클럽 헤드 무게와 로프트에 따른 탄도, 구질에도 영향을 끼치는 샤프트 강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비거리를 늘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찾는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아마추어 골퍼가 놓치고 있는 치명적인 스펙, 라이각이다. 스코어를 줄이기 위한 중요한 퍼포먼스 가운데 하나는 방향성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골퍼는 잘못된 스윙을 탓하며 스윙 교정으로 정확도를 높이려고 애쓴다. 방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라이각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다. 에이밍과 달리 방향성이 맞지 않거나 슬라이스 혹은 훅 구질이 발생하는 이유가 스윙 탓이 아닌 클럽의 잘못된 라이각 때문일 수 있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쉽게 바뀌지 않는 당신의 스윙보다 라이각 조정만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로프트는 스트롱하게 바뀌는 추세지만 라이각은 트렌드를 거의 타지 않는다. 샤프트 무게나 강도를 체크하 듯 한 번쯤 정확하게 알아두면 유용하다. 

◇ 놓인 상태

라이각은 ‘라이(Lie)’라는 뜻 그대로 놓여 있는 상태로, 클럽을 지면에 내려놓았을 때 지면과 샤프트 중심이 이루는 각을 의미한다. 라이각이 크면 클럽 헤드의 토 부분이 들리고, 라이각이 작으면 힐 부분이 들린다. 이해를 돕자면 어드레스 때 공과 멀리 서거나 가까이 섰을 때 토와 힐이 들리면서 샤프트가 지면과 점점 수평을 이루거나 수직으로 서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라이각은 로프트와 비례해 로프트가 커질수록(롱 아이언에서 쇼트 아이언으로 갈수록) 라이각도 커진다. 또 샤프트가 짧아질수록 라이각은 커진다. 라이각이 작아지면 플랫, 커지면 업라이트 표현하기도 하는데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어드레스 때 올바른 라이각 정렬 상태다. 골퍼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클럽 헤드 솔 부분 전체가 지면에 닿아 있는 것은 잘못된 정렬이다. 토가 살짝 들린 상태가 이상적인 라이각 정렬이다. 이 같은 토 업 정렬이 필요한 이유는 임팩트 때 발생하는 토 다운 이펙트 현상 때문이다. 다운스윙 때 샤프트가 휘어지면서 임팩트 직전 토 부분이 어드레스 때보다 아래로 내려가 볼에 맞기 때문에 토 업 상태로 정렬을 해야 임팩트 때 정확한 콘택트가 이뤄질 수 있다.   

잘못된 라이각은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오른손잡이의 경우) 라이각이 클수록 목표 방향보다 왼쪽으로 당겨져 드로나 훅 구질이 발생하고 토핑을 유발한다. 반대로 라이각이 작아질수록 오른쪽으로 밀려 페이드나 슬라이스 구질을 만들고 뒤땅이 나오기 쉽다. 단조 아이언의 경우 사용량에 따라 라이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자신의 라이각이 올바른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반적으로는 클럽 헤드의 솔에 종이테이프를 붙인 뒤 검은 고무매트 위에 공을 놓고 스윙을 해 자국을 확인하는데, 테이프를 붙이고 단단한 매트 위에서 스윙을 한 뒤 테이프가 찢긴 부위를 확인해도 된다. 검은 자국이나 테이프가 찢긴 위치가 솔 가운데가 아닌 토나 힐 쪽으로 쏠려 있다면 라이각이 잘못된 것이다. 또 디봇 자국이 평평하지 않고 토나 힐 쪽으로 치우쳐 깊게 파여 있는 것으로도 잘못된 라이각 확인이 가능하다. 정확한 라이각 조정을 위해서는 전문 피팅숍을 찾아가는 것이 좋지만, 최근 출시하는 드라이버와 우드 클럽은 호젤로 라이각 조정을 손쉽게 할 수 있다. 

◇ 꼼꼼히 따져야 할 Tip

아마추어 골퍼는 대부분 자신의 신체 조건이나 스윙에 맞는 피팅 클럽보다 기성품을 구입해 사용한다. 여기서도 꼼꼼히 라이각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클럽 제조사마다 라이각에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아시아 스펙은 170cm, 미국 스펙은 180cm 기준으로 표준 체형을 고려해 클럽을 제조하기 때문에 라이각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드라이버나 아이언 모델에 따라 라이각에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이를테면 타이틀리스트 TSR 시리즈 드라이버 라이각은 58.5도, 테일러메이드 스텔스 드라이버 라이각은 56도로 2.5도나 차이가 난다. 또 핑 G430과 캘러웨이 로그 ST 드라이버의 경우 맥스 모델보다 LS(T) 모델의 라이각이 1.5~2도 작게 제작된다.

아이언도 제조사나 모델에 따라 로프트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라이각도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아이언 라이각은 60도(4번)부터 64도(피칭 웨지)까지 0.5도 차이로 제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골프는 방향성이 중요한 게임이다. 특히 핀에 가까이 갈수록 방향성은 더 중요하다. 라이각 차이에 따라 좌우 편차가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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